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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에 담긴 의미


숫자에 담긴 의미


우리는 숫자가 지배하는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무엇이든 수치로 환산됩니다. 목사로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교인 수가 얼마나 됩니까?" 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경제, 문화, 종교 등 모든 삶의 영역에서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은 일단 만나면 상대방이 얼마나 많이 가졌는지를 알려고 합니다. 많이 가진 사람은 자신의 소유를 과시하고 적게 가진 사람은 많이 가진 것처럼 과장합니다. 그리고 많이 가진 쪽은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가지지 못한 쪽은 주눅이 듭니다. 성경에도 숫자에 대한 언급이 참 많이도 나옵니다. 그 중 민수기는 말 그대로 숫자를 세는 책입니다. 그래서 자칫 세상의 잣대로 이 민수기 속 숫자들을 이해하려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에서 이야기하는 숫자는 세상이 말하는 숫자와는 그 의미가 다릅니다. 오늘은 성경 속 이 숫자에 담긴 의미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려고 합니다.


민수기 1장은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 중 남자의 수를 그들의 종족과 조상 가문의 수대로 세어 보라는 하나님의 명령과 함께 시작을 합니다. 그리고 이어 이스라엘 백성들 중에 20세 이상으로 싸움에 나갈 만한 모든 자를 계수한 수치가 길게 나열되어 있습니다. 레위 지파를 제외한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에 소속된 싸움에 나갈 만한 20세 이상 된 남자들의 숫자가 자세히 기록되어 있고, 그 합계가 "육십만 삼천오백 오십 명"입니다. 


이 “육십만 삼천오백오십 명”의 숫자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이제 육십만의 군대를 소유한 막강 이스라엘이 되었구나. 이제는 어디 내놓아도 손색이 없게 되었구나’라고 해석할 만한 의미를 가진 숫자인 것일까요? 사사 시대 때, 미디안과 아말렉 군대가 이스라엘에 쳐들어온 적이 있습니다. 그 군대의 숫자가 얼마나 많았는지, 성경은 그들을 "메뚜기의 많은 수와 같고 그들의 낙타의 수가 많아 해변의 모래가 많음 같은지라"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삿 7:12). 그런데 이런 적군에 맞서기 위해 기드온의 수하에 모여든 사람들의 수는 불과 삼만 이천 명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의 절대 열세입니다. 어떻게든 더 모아야 하는 상황에서 하나님께서는 그것도 너무 많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두려워 떠는 자들을 모두 돌려 보냈더니, 남은 자는 일만 명이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 일만 명도 너무 많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명령에 따라 무릎을 꿇고 물을 마시는 자를 돌려보냈습니다. 그랬더니 남은 자는 불과 삼백 명이었습니다. 그러나 기드온의 삼백 용사는 수다한 적군을 가볍게 물리쳤습니다. 이와 같은 사건은, 힘의 근원은 군대의 숫자가 아니라 오직 하나님임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따라서 민수기에서 밝히고 있는 “육십만 삼천오백오십 명”의 숫자는 이제 출애굽한 이스라엘의 힘이 막강해졌음을 의미하는 것이 결코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430년 간의 애굽의 노예 생활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수가 줄지 않고, 그들이 망하여 사라지지 않고, 처음 70여 명의 야곱의 후손들이 이제 하나님의 약속처럼 번성하고 창대하게 되었음을 확인하게 된 숫자인 것입니다. 다름아닌 그 어떤 환경과 상황에서도 반드시 이루어지는 하나님의 약속, 그리고 반드시 그 일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강력한 손길을 뜻하는 것이 바로 “육십만 삼천오백오십 명”이라는 숫자가 담고 있는 의미인 것입니다.


이제 광야로 나아가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은 그래서 가나안 땅을 주시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을 이 숫자를 보며 기억하기를 원하셨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 광야 길 속에 그 어떤 환경과 상황이 펼쳐진다 하여도 결코 두려워하거나 근심과 염려 가운데 빠지지 말 것은 이 일을 반드시 이루시기 위해 하나님은 당신의 전능의 손으로 친히 함께 하여 주실 것임을 이 숫자를 통해 선포하고 계신 것입니다. 광야 생활의 어려움은 상상을 불허하지요. 먹을 것과 마실 것이 언제나 부족하고, 한낮은 40-50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이요, 밤은 영하 가까이로 기온이 떨어지는 추위를 견디어야 합니다. 뱀과 전갈과 맹수의 위험 외에도, 사나운 이민족의 공격이 언제나 도사리고 있는 곳이 바로 광야입니다. 그 광야를 통과해야 비로소 약속의 땅, 가나안을 밟을 수 있는 것입니다. 아무리 많은 수의 백성들이라 하여도, 그 숫자로 말미암아 무사히 광야를 통과해 낼 수는 없습니다. 이 숫자를 통해 보여 주시는 하나님의 약속, 하나님의 손길만이 거친 광야 길을 넉넉히 이기며 살아낼 수 있는 것입니다. 

“육십만 삼천오백오십 명!” 오늘 내게 있는 것들을 세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지금 내게 있는 것들로 인하여 하나님의 약속을 기억해 내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의 강한 손길의 역사를 기억해 내시기 바랍니다. 오직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우리의 광야 길을 무사히 살아낼 수 있음을 믿으시고 은혜로우신 하나님과 함께 이 광야 길을 걸어가시기를 축복 드립니다. 곧 하나님의 은혜로 광야 그 끝에 다다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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