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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변화시킨 십자가


삶을 변화시킨 십자가


예수의 십자가는 사람을 변화시키는 능력이 있습니다. 요한복음 19장에 보면 예수를 믿으면서도 유대인들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이를 숨겨 왔으나 예수께서 운명하시자 담대히 빌라도에게 들어가서 예수의 시체를 요구한 아리마대 요셉의 용기 있는 태도가 나옵니다. 요셉은 지금까지 성경에 등장하지 않던 인물입니다. 이는 그가 그만큼 철저히 예수의 제자가 된 사실을 숨겨 왔음을 시사해 줍니다. 그는 산헤드린 공의회의 회원이었습니다. 이것은 그가 자신의 믿음을 공개적으로 드러내지 못한 결정적 원인이었습니다. 당시 산헤드린 회원은 유대의 지배층으로 부와 명예와 권력을 누리고 있었습니다. 이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탐내는 것으로 얻기도 쉽지 않지만 한 번 얻으면 결코 놓고 싶지 않은 것들입니다. 그러므로 요셉도 예수를 믿으면서도 그 사실을 감히 드러내지 못한 것입니다. 더욱이 예수를 믿는 일에는 생명의 위협까지 따르고 있었으니 자기 믿음을 드러내기 더욱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는 예수께서 운명하시자 자기의 정체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예수의 시체를 요구한 것입니다. 즉 요셉은 전혀 딴 사람이 된 것입니다. 이제는 믿음으로 인해 자신에게 돌아오게 될 불이익이나 비난 따위는 조금도 두렵지 않다는 결연한 의지가 그의 행동에서 역력히 드러납니다. 여러분, 무엇이 그를 이렇게 변화시켰습니까? 바로 예수님의 십자가입니다. 십자가를 둘러싸고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이 그런 계기를 만들었던 것입니다. 십자가상에서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눅 23:34) 하시던 예수님의 기도에서 그의 마음을 돌이켰을지도 모릅니다. 혹은 마지막 십자가상에서 회개하는 강도의 용기 있는 고백과 그를 향해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눅 23:43)는 그분의 말씀이 그의 마음을 바꾸게 했는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십자가에 어둠이 내리고 태양이 빛을 잃는 순간 로마의 백부장조차 "이는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었도다"(마 27:54)라고 고백하는 순간, 아마도 아리마대 요셉은 이제 더 이상 그가 예수의 제자임을 숨길 필요가 없다고, 이젠 아무것도 두려워할 것 없다고 마음먹었을지 모릅니다. 중요한 것은, 더 늦기 전에 자신의 이 신앙을 고백해야겠다고 결심한 것입니다. 이 결단이 오늘 우리에게도 필요한 줄 믿습니다. 아리마대 요셉에게는 십자가를 통해서 이와 같은 결단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도 역시 동일하게 십자가의 은혜를 경험하였고, 또한 경험하고 있습니다. 비록 오래 전에 신앙의 고백을 하였다 하여도, 오늘 이 순간을 그냥 지나치지 마시고 아름다운 신앙의 고백을, 주를 향한 뜨거운 신앙의 고백을 하나님께 올려 드리시기 바랍니다. 십자가를 통해 하나님을 뵈올 수 있다면 우리는 오늘의 우리의 삶의 자리에서 가장 뜨겁게 믿음을, 신앙을 고백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에는 사람을 변화시키는 놀라운 능력이 있습니다. 예수의 십자가는 약한 자를 강하게, 핍박자를 전도자로, 죄인을 의인으로 만들어 줍니다. 그리고 특별히 사단의 자녀와 종 된 자를 하나님의 자녀와 종으로 만들어 줍니다. 예수의 십자가는 죄의 세력을 멸하고, 죄의 사슬을 끊어버린 놀라운 능력입니다(롬 6:6; 엡 2:15). 그러므로 이것을 바라보는 사람마다 자아의 실체를 발견하게 되고 죄의 멍에를 벗어 버리게 됩니다. 더 이상 죄에게 종 노룻하지 않게 된다는 말입니다. 예수의 십자가는 인간의 죄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열쇠입니다. 기독교는 십자가의 종교입니다. 예수의 십자가만이 우리를 구원의 길로 인도해 줍니다. 그래서 십자가가 있는 곳에 구원의 역사가 일어나고 사람이 변화하는 역사가 일어납니다. 철저한 유대인이고 기독교를 대적하는 세력의 중심에 섰던 바울이 변화될 수 있었던 것은 예수의 십자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십자가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강조했으며, 그의 인생에서 이것은 가장 큰 자랑거리였습니다. 


이렇게 아리마대 요셉의 삶을 변화시킨 십자가는 그의 주변에까지 선한 영향력을 끼치게 됩니다. 그 중 가장 특별한 사람이 바로 니고데모입니다. 니고데모도 역시 산혜드린의 회원이었습니다. 그는 이런 자신의 사회적 지위와 체면을 의식한 나머지 감히 낮 시간에 예수님을 만나지 못하고 밤에 찾아와 거듭남의 길에 대한 교훈을 받은 것입니다. 그러나 그날 이후 자신이 예수의 제자가 된 것을 공개적으로는 밝히지 못한 채로 살아간 듯 보입니다. 그런데 자기와 같은 공회원(산헤드린) 멤버인 아리마대 요셉이 예수의 제자임을 밝히고 그의 장례를 치르겠다고 나서는 모습을 보고 자신도 이제 밀실의 신앙인에서 광장의 신앙인으로 공개적으로 신앙을 고백한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의 장례행렬에 공개적으로 가담한 것입니다. 결국 십자가를 통해 변화된 삶을 살게 된 아리마대 요셉의 모습은 동료 니고데모 의원의 삶을 자극하는 선한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이번 사순절 기간을 보내면서 우리도 십자가의 능력으로 우리의 삶이 변할 뿐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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