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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 보라!


돌이켜 보라!


누가복음 15장에는 그 유명한 탕자의 비유가 나옵니다. 주로 작은 아들이 아버지 재산을 가지고 나가 방탕하게 살다 모든 재산을 다 탕진하고 아버지 품으로 다시 돌아온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그런데 조금은 다른 관점에서 그 비유의 큰 아들에 초점을 맞춰 보면 또 다른 탕자가 거기 등장하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탕자의 비유의 이야기가 중반을 넘어설 즈음에 우리는 그 안에서 물리적 거리를 나타내는 놀라운 장면을 목격하게 됩니다. 상속받은 재산을 탕진하고 돌아온 작은 아들은 지금 안에서 아버지와 함께 잔치를 열고 있는 반면, 평생 집안에서 충실했던 큰 아들은 지금 밖에서 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장면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그가 노하여 들어가고자 하지 아니하거늘”(눅15:28) 네, 지금 큰 아들이 아버지에게 바라는 것은 작은 아들에 대한 자비가 아니라 정의였던 것입니다. 그러면서 아버지를 향해 외치는 말이 “내가 여러 해 아버지를 섬겨 명을 어김이 없거늘 내게는 염소 새끼라도 주어 나와 내 벗으로 즐기게 하신 일이 없더니”라고 말합니다. ‘절대로, 아니 한 번도 없었다!’라고 외치고 있는 것입니다. 큰 아들의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는 관점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우리들도 이렇게 주먹을 들어올리며 소리치는 경우가 참 많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절대 아니에요! 저는 절대로 잘못한 게 없어요. 저는 한번도 충성하지 않은 적이 없었는데, 하나님은 저에게 아무것도 주시지 않았어요. 저에게 건강도, 직장도, 가족도, 제가 원하는 성공도 주지 않으셨어요. 하나님은 절 위해 아무것도 해주지 않으세요.” 하지만 그런 큰 아들의 외침에 아버지가 어떻게 대답하는지 아시는지요? 그의 항변에 아버지는 “너는 항상 나와 함께 있으니 내 것이 다 네 것이로되”(눅15:31)라고 답변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아픈 과거를 돌아보며, 우리는 잘못한 것이 하나도 없는데 하나님이 우리에게 아무것도 해주신 게 없다고 코웃음 치듯 이야기 할 때가 얼마나 많은지요? 그러나 그 순간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우리는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너는 항상 나와 함께 있다.” 정작 중요한 모든 것의 주인이신 아버지가 함께 하고 계심을 큰 아들이 간과하였던 것처럼, 우리도 고난 때문에, 고통 때문에 아파하면서 장작 중요한 하나님이 그 순간 함께 계심을 잊고 살았던 것은 아닌지 돌아 보았으면 합니다.


작은 아들은 아버지와 함께 하였던 그 풍족했던 시간들을 돌아보며 아버지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정작 가장 풍족한 시간을 아버지와 함께 했던 큰 아들은 그 과거의 시간을 바르게 깨닫지 못하고 살았던 것입니다. 과거를 돌아보는 시간은 참 중요합니다. 탕자의 비유에 나오는 두 아들 모두 아버지의 사랑을 풍족히 받으며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큰 아들은 안타깝게도 그 풍족함 속에 늘 부족했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과거 속에 함께 한 아버지의 사랑과 은혜를 놓쳐 버리고 말았습니다. 우리도 그 큰 아들처럼 ‘하나님! 절대로, 아니 한번도 없었어요!’라고 외치고 싶을 때, 다시 한번 호흡을 가다듬고 과거의 그 순간에 언제나 함께 하신 하나님의 손길을 기억할 수 있기 원합니다. “나는 너와 항상 함께 있다”는 그 분의 음성을 들을 수 있기 원합니다. 이것이 바로 과거를 바르게 돌아보는 과정인 것입니다. 과거를 바르게 돌아보아야만 진정한 기쁨의 잔치에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용서도, 사랑도, 감사도, 찬양도 가슴 속에서 진심으로 우러 나오는 모습으로 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한 해를 돌아보는 시간입니다. 아니 멀게는 우리 인생을 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질병 속에서도, 아픔 속에서도, 고난과 고통 속에서도 그러한 것들을 허락하신 하나님을 원망하기 보다는 그 모든 견디기 어려운 인생의 짐들 속에서 여전히 우리와 함께 하신 주님을 바라볼 수 있기 바랍니다. 그리고 정말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진정한 감사와 찬양을 하나님께 바치는 여러분 모두가 되시기를 간절히 축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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