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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의 “맛”


그리스도인의 “맛”


시애틀 근처에 사시는 은퇴한 목회자인 밥 무어헤드 목사님이 쓰신 칼럼 중에 ‘The Paradox of Our Time’(우리 시대의 역설)이라는 글이 있습니다. 


“우리는 더 높은 건물들을 갖고 있지만 더 낮은 평정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더 넓은 도로를 갖고 있지만 더 좁은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더 많이 소비하지만 더 적게 가지고 있습니다. 더 많이 사들이지만 더 누리지 못합니다. 더 큰 집을 갖고 있지만 더 작은 가족을 가지고 있습니다. 편리한 것들을 더 많이 갖고 있지만 시간은 더 없습니다. 학위는 더 많이 갖고 있지만 분별력은 더 없습니다. 지식은 더 많지만 판단력은 더 없습니다. 전문가들이 더 많지만 문제들도 더 많습니다. 기계는 더 많아졌지만 만족은 더 적어졌습니다. 더 많은 약을 갖고 있지만 더 적은 건강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나치게 많이 마시고 피우며, 무분별하게 소비하고, 적게 웃고, 빨리 운전하며, 쉽게 성을 내고, 늦게 자고, 피곤한 상태로 일어납니다. 또 책을 거의 읽지 않고, TV는 지나치게 많이 시청하면서도 기도는 하지 않습니다. 재산은 증대시켰지만 가치는 축소시켰습니다. 생계를 꾸리는 법은 배웠으나 인생을 살아가는 법은 배우지 못했습니다. 인생에 햇수를 더했으나 그것에 생명을 더하지 못했습니다.”


한 마디로 영양가 없는 무기력한 삶을 살고있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무기력하고 영향력 제로인 모습은 우리 신앙인들 가운데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교회를 다니고는 있지만 성도라 부르기에 참으로 민망한 교인들이 있습니다. 사역을 감당하고 있는 목회자들조차 목사라 부르기 민망할 때가 있습니다. 부끄럽지만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예수님은 구원받은 성도들을 향하여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마5:13)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이어서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아무 쓸데 없어 다만 밖에 버려져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마5:13)고 말씀하십니다. 소금이 어떻게 그 짠 맛을 잃어버릴 수가 있단 말입니까? 그런데 예수님은 그럴 수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은 구원받은 성도를 가리켜, 특별히 예수님을 따르며 사는 자들에게 ‘세상의 소금’이라 말씀하셨습니다. 그냥 소금이 아니라 ‘세상의 소금’인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성도는 교회 안에서만의 성도가 아니고, 믿음의 공동체 속만의 성도가 아니라 세상 속의 성도임을 예수님은 선언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소금이 맛을 가지고 있듯이 성도는 성도로서의 맛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씀합니다. 바로 그 맛을 가지고 있을 때 비로소 소금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 맛을 잃어버리는 순간, 소금이 더 이상 소금이 아닌 것처럼 성도도 더 이상 성도가 아닌 것입니다. 


그렇다면 성도가 가지고 있어야 할 그 ‘맛’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성도로서 당연히 담고 있어야 할 ‘예수 그리스도’인 것입니다. 우리는 그 동안 소금으로서의 역할에만 관심을 가져 왔었습니다. 소금의 역할을 이야기할 때 그것은 생명을 유지시키는 일이나 썩지 않도록 보전케 하는 방부제 역할, 맛을 내는 역할, 치료의 역할 등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성도로서 세상의 부패를 방지하고 하나님의 뜻을 확산하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은연중에 압박을 받으며 신앙 생활을 해 왔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소금의 역할을 말씀하지 않으시고 소금이 가지고 있는 맛, 그 맛을 잃어버릴 경우를 말씀하고 계십니다. 그 맛을 잃어 버리는 순간, 소금은 밖에 버려지고 사람들에게 밟히게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성도가 세상에 영향력을 끼치는 존재인 것은 확실합니다. 그러나 그 영향력은 소금의 역할로서의 영향력이 아니라 소금이 담고 있는 맛, 즉 성도로서 담고 있어야 할 맛,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는 영향력이어야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도가 있어야 할 곳이 세상 속인 것입니다. 여러분이 담고 있는 ‘맛’은 무엇입니까? 성도로서 가지고 있어야 할 이 ‘맛’, ‘예수 그리스도’를 담고 사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삶 속에 예수를 나의 주로, 예수를 세상의 참된 구주로 증거하며 사시기를 축복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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