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를 믿는 신앙
- 작성자 : 웹섬김…
- 조회 : 665
- 22-04-24 11:24
십자가를 믿는 신앙
기독교를 가리켜 십자가와 부활을 믿는 신앙이라 이야기 합니다. 그만큼 십자가는 기독교 신앙의 핵심 중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흔히 십자가를 믿는다고 고백을 할 때 과연 그 고백 속에 담긴 의미는 무엇인지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십자가를 믿는 신앙 안에서 가장 먼저 발견해야만 하는 것은 우리 자신의 상태입니다. 우리는 십자가를 통하여 우리의 상태를 확인해야 합니다. 사도 바울은 주님께서 십자가를 통해서 이루신 일을 말씀하면서, “우리가 아직 연약할 때에 기약대로 그리스도께서 경건하지 않은 자를 위하여 죽으셨다”(롬5:6)라고 우리의 상태를 설명합니다. 여기 ‘연약하다(헬:아스데논)’는 말은 인간적인 부족함, 연약함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도 바울은 이 연약함이라는 단어를 보충 설명하고자 바로 이어 “경건하지 않는 자”라고 이야기합니다. 경건과는 상관없는 삶을 사는 자, 하나님 없이도 얼마든지 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세상을 사는 자, 그런 자의 상태를 가리켜 ‘연약할 때에’라고 설명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이 연역함을 뒤이어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롬5:8)라고 우리의 상태를 부연하여 설명합니다. 그리고 심지어 “우리가 (하나님과) 원수 되었을 때에”(롬5:10)라고 까지 설명합니다.
신앙의 연수가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가장 두드러진 형상 중 하나가 자신의 상태를 잊어버린다는 것입니다. 직분을 받기 전과 직분을 받고 나서의 가장 큰 차이점은 자신의 상태를 잊고 산다는 것입니다. 교회 안에 자주 머물다 보면, 너무도 쉽게 자신의 상태를 잊어버리게 됩니다. 제가 중학교 3학년 때, 중등부에서 임원을 했었습니다. 그때, 우리 동기 여자 아이들 중에 소위 말하는 좀 껄렁한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토요일 중등부 예배에 오긴 오는데, 늦게 오기도 하고 와서는 예배 시간 내내 딴짓거리를 하지 않나 아무튼 제 눈에는 그 친구들이 골치거리로 보이기만 하였습니다. 그래서 하루는 제가 그 중 앞장 서 문제를 일으키는 친구를 따로 교회 다락방에 불러 아주 심각하게 호통을 친 경험이 있습니다. 임원인 저의 눈에는 그 친구의 행동이 너무도 잘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실 그때 저의 모습이나 그 친구들의 모습이나 다르지 않았다는 사실을 저는 전혀 깨닫지 못하고 살았습니다. 제 자신의 상태를 저는 제 스스로 깨닫지 못하면서 오로지 다른 이들의 상태만 이상하다 판단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친구보다 교회 다닌 지 오래 되었다고, 그 친구가 받지 못한 직분을 받았다고, 그리고 그 친구보다 내가 더 교회에 오래 머물러 있고, 예배에 더 많이 참석한다고 마치 나는 그 친구보다 더 의로운 것처럼 여겼던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 나도 연약한 자였고, 나도 죄인이었고, 나도 원수된 자였다는 사실을 내 자신의 상태를 잊고 살았던 것입니다.
십자가를 믿는다면, 십자가를 믿는 신앙이라면, 이게 보여야 합니다. 이게 보이지 않으면 주님과 함께 십자가에 달리는 자가 아니라 주님을 십자가에 매달아 죽이는 자가 되고 마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아직도 연약합니다. 우리는 아직도 죄인입니다. 우리는 아직도 하나님과 원수된 삶을 사는 자입니다. 우리의 이 같은 상태를 잊어서는 안됩니다. 이걸 자꾸 잊으니, 나와 같이 연약한 다른 지체를 행해 손가락질 하게 되는 것입니다. 마치 나는 완전한 것처럼 생각해서 말입니다. 이걸 자꾸 잊으니, 나와 같이 죄인인 다른 지체를 행해 손가락질 하게 되는 것입니다. 마치 나는 의인인 것처럼 생각해서 말입니다. 이걸 자꾸 잊으니, 나와 같이 하나님과 원수된 삶을 사는 다른 지체를 행해 손가락질 하게 되는 것입니다. 마치 나는 하나님 편에 서서 사는 사람처럼 생각해서 말입니다.
십자가를 믿는 신앙은 나의 상태를 확인하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그 십자가에서 이루신 우리 주님의 사랑이 무엇인지가 믿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십자가를 믿는 신앙은 결코 추상적이지 않습니다. 모호하지도 않습니다. 이제는 십자가를 믿는 신앙을 분명히 고백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오늘 십자가를 바라보면서 여전히 연약한 자임을 고백하시기 바랍니다. 여전히 죄인임을 고백하시기 바랍니다. 여전히 하나님과 원수된 삶을 사는 자임을 고백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런 우리는 여전히 사랑하사 친히 십자가를 지신 우리 주님의 사랑 앞에 회개와 감사를 드릴 수 있기 원합니다. 십자가를 바라만 보지 마시고 십자가를 믿는 신앙으로 변화되어 살아가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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