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와말씀

목회서신

제자입니까?


제자입니까?

 

1990년대 초, 20대 초반의 나이로 한참 사역을 하며 제자 훈련에 열을 올리고 있을 때, 기독교 서점에 놓여 있는 책 하나가 눈에 들어와 얼른 집어 들고 읽은 적이 있습니다. 후안 카를로스 오르티즈가 쓴 ‘제자입니까?’(두란노)라는 책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동안 내가 알고 있던 제자 훈련에 대한 개념이 무참히 깨어지면서 프로그램 중 하나의 단계로 제자 훈련이 아니라 삶으로 살아가는 제자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말로는 예수님을 주로 고백하지만 실제 삶으로는 종이 아닌 여전히 내가 주인이 되어 ‘나’ 중심의 삶을 살아가면서 너무도 쉽게 나는 주님의 제자라 이야기했던 제 자신이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하나님 나라와 예수의 복음을 이야기 하면서 그 중심에는 하나님이나 주님이 아닌 ‘인간 중심의 나라’, ‘인간 중심의 복음’이 깊숙이 자리를 잡고 있음에도 제 자신은 너무도 아무렇지 않게 넘기며 신앙 생활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제 자신 스스로에게 그렇게 물었습니다. ‘나는 주님의 제자인가?’ 제자의 개념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고서는 제자인양 흉내 내고 제자 훈련을 한답시고 설쳐대었던 철부지 20대의 저의 부끄러운 신앙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지금은 과연 나아졌는가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는 과연 주님의 제자인가?’

 

누가복음 묵상하면서 30년 전 제 마음을 가득 채웠던 ‘제자입니까?’라는 다시금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제자로 응답하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주인의 뜻을 알아야 하고, 그것을 위해 주인에게 청해야 한다고 누가복음 10장은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르시되 추수할 것은 많되 일꾼이 적으니 그러므로 추수하는 주인에게 청하여 추수할 일꾼들을 보내 주소서 하라”(눅10:2) 주님이 당신에 앞서 제자들을 보내시면서 하신 말씀인데 이때 주님의 제자로서 가야만 하는 이유는 바로 추수하기 위해서입니다. 잃어버린 영혼들을 복음으로 구원하기 위해서입니다. 구약 성경에서는 ‘구원’과 ‘추수’를 같은 개념으로 이해하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포로기의 고통 속에서 구원의 소망을 부른 시편 126편에서는 이같이 고백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자는 반드시 기쁨으로 그 곡식 단을 가지고 돌아오리로다’” (시126:5-6) 

 

주인의 뜻, 곧 하나님의 뜻, 우리 주님의 뜻은 추수, 곧 구원입니다. 바로 그것을 위해 제자들을 부르셨고, 제자들을 세우셨고, 제자들을 보내신 것입니다. 따라서 제자들이 가서 해야 할 일은 분명합니다. 다른 것 없습니다. 추수해야 합니다.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 복음을 증거해야 합니다. 이 구원을 위해 필요하다면 치유의 역사도 나타나는 것입니다. 만약 신유의 은사를 통한 치유의 역사가 구원이 아닌 다른 곳에 초점이 맞춰지게 되면, 이는 결코 제자의 삶을 사는 것이 아닙니다.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신유의 은사, 귀신을 쫓아 내는 권세는 주셨는데, 그 목적은 단 하나입니다. 그들을 높이고자 함도 아니요, 그들이 부유해지게 하기 위함도 아닙니다. 오직 단 하나, 구원 때문입니다. 구원 외에 다른 것을 기대하고자 소망한다면, 주님의 제자가 결코 아닌 것입니다. 우리가 주님의 제자로 응답하여 살아가는 길은 단 하나, 하나님의 뜻인 구원을 위해 살아가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열심으로 봉사하는 것도, 섬기는 것도, 사랑하는 것도 다 영혼 구원 때문이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주님의 제자로 응답하여 살아가는 길입니다.

 

아울러 또 한가지 중요한 사실은 이를 위해 ‘청하라’ 말씀하십니다. 즉 기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네, 우리의 필요를 위해 기도하는 것 참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우선적으로 우리가 기도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은, 바로 추수, 곧 구원을 위한 기도를 청하여 하나님께 드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주님은 마태복음 6장 33절에 우리 모두에게 이같이 기도하라 가르치셨습니다. “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하나님의 뜻이요, 이를 다른 말로 표현하면 구원입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요즘 같은 시대에 기도할 것이 참 많은 줄 믿습니다. 건강을 위해서도 기도해야 할 것이며, 우리의 자녀들을 위해서도 기도해야 할 것이고, 여러분의 가정이나 직장, 사업장을 위해서도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모든 기도에 앞서 우리가 먼저 기억하고 드려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의’입니다. 영혼 구원입니다. 오늘 본문 그대로 표현하면, 추수를 위해, 추수할 일군들을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주님의 제자로 응답하며 사는 길입니다. 말은 번지르르하게 주님의 제자라고 하면서, 우리의 기도에 가장 먼저 터져 나오는 기도 제목들은 내 자신을 위한 것들로 가득 차 있다면, 주님의 제자라 말하기가 부끄럽지 않겠습니까? 주의 나라와 주의 의를 위해 힘써 기도하는, 그래서 진짜 제대로 된 제자로 살아가는 여러분 모두가 되시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 드립니다.

 

댓글목록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