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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입견과 나의 기대


선입견과 나의 기대

 

누가복음 4장에 보면, 예수님이 자신의 고향 나사렛을 방문했을 때 나사렛 사람들의 반응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분명 갈릴리 지역에 이미 예수의 놀라운 사역들에 대한 소식을 듣고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강하게 거부하는 모습,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 이유가 바로 그들이 가지고 있던 선입견 때문이었습니다. 예수님이 회당에서는 말씀을 읽고 강론하신 뒤 회당 안에 있던 사람들의 반응은 놀라움 그 자체였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다 그를 증언하고 그 입으로 나오는 바 은혜로운 말을 놀랍게 여겨 이르되”(눅4:22)라고 반응을 보인 것입니다. 그러나 바로 뒤이어 그들이 하는 말은, “이 사람이 요셉의 아들이 아니냐”였습니다. 즉,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가난한 목수의 아들이 아닌가 하는 반응이었던 것입니다. 

 

이것은 비단 나사렛 사람들만의 반응은 아니었습니다. 요한복음 1장에 보면, 예수님이 제자들을 부르시는 장면 중 나다나엘을 만나시는 장면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때 빌립이 예수님을 만난 후 자신의 친구인 나다나엘에게 예수님을 소개합니다. 그때 나다나엘이 보인 첫 반응은, “나사렛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날 수 있느냐”였습니다. 하나님의 언약의 말씀에 우리가 제대로 응답하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이와 같은 선입견 때문입니다. 반대로 우리가 언약의 말씀에 바르게 응답하기 위해서는 이 선입견을 버려야 하는 것입니다. 

 

어떤 선입견입니까? 이미 익히 알고 있다는 선입견입니다. 이미 익히 알고 있는 말씀이기에 더 이상 주의 깊게 보지 않습니다. 더 이상 새로운 깨달음은 없다 여깁니다. 그래서 말씀을 통해 하시는 오늘의 하나님의 음성을 듣지 못합니다. 나사렛 사람들은 분명 예수의 말씀을 듣고, 그 분의 놀라운 기적 행하심의 소식들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약속대로 오신 언약의 주체인 메시야로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 못하고 만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우리가 들은 바 가버나움에서 행한 일을 네 고향 여기서도 행하라”(눅4:23)고 요청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기적을 행하면 그들이 믿었을까요? 아마도 기적을 행하면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치유의 사역을 했다는 등의 또 다른 구실을 들어 그들은 예수를 배척하였을 것입니다. 

 

언약의 말씀에 응답하는 길은 선입견을 버리는 일입니다. 우리가 이미 익히 잘 아는 말씀들의 경우, 그래서 사실 대충 읽고 넘어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주의 깊게 들여다 보지 않으려 합니다. 깊이 묵상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러나 그런 우리의 선입견으로는 결코 하나님의 말씀에 응답하며 살 수 없습니다. 내 곁에 메시야가 계셔도 깨닫지 못하고 알아보지도 못하고 마는 것입니다. 나의 고집스러운 선입견을 내려 놓으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과거 아무리 좋은 기억이어도 내려 놓으시기 바랍니다. 오늘 내게 새롭게 채우시고 부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사모하며 겸손히 응답하여 살아가는 여러분 모두가 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한 가지 더, 언약의 말씀에 우리가 응답하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내 자신의 기대를 버려야 합니다. 나사렛 사람들은 자신들의 기대와 요구가 들어지지 않자 크게 화를 내며 예수를 동네 밖 낭떨어지로 끌고 가 밀쳐 죽이려 했습니다(눅4장). 자신들의 기대가 아니라 말씀을 통해, 말씀대로 일하시는 하나님을 믿고 기대해야 하는데, 나사렛 사람들을 비롯하여 그 당시 사람들은 메시야하면 응당 자신들을 구원하려 해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기대요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자 잘못된 응답의 태도로 행동을 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한 해를 시작하면서 많은 소망을 품습니다. 많은 기대를 갖습니다. 그런데 그 소망, 그 기대, 과연 하나님이 기뻐하실 만한 것입니까? 다들 건강을 소망하실 겁니다. 그런데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서 ‘과연 너무도 건강했을 때, 나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를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경제적으로 풍성함을 다들 소망하실 것입니다.  풍성함이 채워졌을 때, 여러분은 그 풍성함 속에 어떤 태도를 보이셨는지요? 정말 하나님이 보시기에 기뻐하실 만한 하셨는지요? 나의 기대만으로는 그것이 마치 싱크홀과도 같습니다. 기대가 채워지면 또 채우고 싶어합니다. 만족이 없습니다. 주신 말씀, 언약의 말씀을 통해 오늘의 삶 속에서 내가 응답해야 하는데, 그 말씀들이 나의 기대와 어긋나면 도무지 응답하려 하지 않습니다. 나의 기대가 아니라 하나님의 나를 향한 기대하심을 먼저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의 기대를 기억하고 그 기대에 순종하시기 바랍니다. 이것이 바로 언약의 말씀에 응답하며 살아가는 삶입니다. 

 

고집스런 나의 선입견을 과감히 버리고 억척스럽게 붙잡고 살던 나의 기대를 내 던지고 신실하게 충성스럽게 그리고 겸손하게 하나님의 언약의 말씀에 순종하고 응답하며 살아가시는 여러분 모두가 되시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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