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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접니까?


‘왜 접니까?’

 

1960~70년대에 테니스로 명성을 떨치던 아서 애시(Arthur Ashe, 1943~1993) 는 모든 테니스 선수들의 꿈인 그랜드 슬램을 세 번이나 달성했고,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윔블던에서도 우승을 했습니다. 그렇게 승승장구를 거듭하던 아서 애시가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쓰러져 두 번이나 수술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리고 불행하게도 수술과정에서 이루어진 수혈로 에이즈에 감염되어1993년, 그의 나이 50세에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그가 에이즈에 걸린 것이 알려졌을 때, 전세계 팬들이 그를 응원하는 편지를 보냈습니다. 그 중 한 팬이 그에게 이렇게 물었다고 합니다. "하나님은 왜 당신에게 그같이 나쁜 병에 걸리게 했을까요?" 아마도 아서 애시가 어느 인터뷰에서 에이즈와 심장병도 하나님의 뜻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하자 이 팬이 이런 질문을 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질문에 아서 애시가 이렇게 답했다고 합니다. 

 

"전세계 5천만명의 어린이들이 테니스를 칩니다. 그 중 500만명이 테니스를 정식으로 배웁니다. 그 중 50만명이 직업 선수가 됩니다. 그 중5만명이 리그전에 참여합니다. 그 중5천 명이 그랜드 슬램 대회에 참여할 자격을 얻습니다. 그 중50명이 윔블던에 참여할 자격을 얻습니다. 그 중 네 명이 준결승에 진출하고, 그 중 두 명만이 결승전에 오릅니다. 윔블던 우승컵을 들었을 때, 저는 하나님께 '왜 접니까?'라고 묻지 않았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우리는 수없이 많은 축복을 얻습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이 축복에 대해 '왜 접니까?'라고 질문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축복을 받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으로 여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고난과 불행과 역경을 만날 때면 누구든 '왜 접니까?’라고 수없이 질문합니다. 왜냐하면 고난과 불행은 애당초 우리 인생의 계획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서 애시는 자신이 축복에 대해 왜냐고 질문하지 않았듯 이 실패와 재앙에 대해서도 왜냐고 묻지 않는 게 당연하다고 말합니다. 축복이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임을 믿는다면, 지금 겪는 자신의 고난과 불행 또한 하나님의 계획 속에 있다고 그는 믿었기 때문입니다.

 

아서 애시의 이야기를 들으며, 오히려 반대로 묻는 신앙이 우리에게는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난과 불행이 닥쳐 올 때, 나도 모르게 ‘왜 접니까?’라고 묻게 되는 우리의 본능이, 오히려 축복이 내게 찾아왔을 때, ‘왜 접니까?’라고 물을 수 있는 신앙으로 바뀔 수 있다면, 우리는 매 순간 하나님께 감사할 수 있을 것이며,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게 될 것이며, 더욱 더 겸손하게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오히려 축복의 순간마다 ‘왜 접니까?’를 되새기게 된다면, 때로 불행이 내게 닥쳐와도, 고난의 순간이 몰려와도 그 속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떠올리며 하나님께 여전히 감사할 수 있을 것입니다.

 

2021년 한 해를 정말 정신 없이 달려왔습니다. ‘코로나’라는 질병의 위협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이리저리 몸부림치기도 하였고, ‘코로나’의 여파로 경제적, 정신적 고통 속에 한 해를 쉼 없이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좋은 일도 있었지만, 불행하거나 고통스럽고 힘든 일도 있었습니다. 이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 시점에 우리 함께 지나간 시간들을 찬찬히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은혜의 순간 순간마다 ‘하나님, 왜 접니까?’라고 물어보실 수 있기 바랍니다. 여기까지, 이 자리까지, 이 순간까지 인도하신 하나님의 손길, 그 은혜를 기억하며 ‘하나님, 왜 접니까?’ 물어보며, 감사, 또 감사를 드릴 수 있기 원합니다. 불평이 아니라 원망이 아니라 밀려오는 감사의 ‘왜 접니까?’를 외치며 은혜를 고백하는 저와 여러분 모두가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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