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설적인 하나님
- 작성자 : 웹섬김…
- 조회 : 737
- 21-11-14 09:00
역설적인 하나님
우리가 욥기서를 읽어 가면서 계속해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부분은 그가 당한 고난이 아니라 욥이나 그의 친구들의 변론 속에서 나타나는 하나님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오늘은 욥의 대답 속에서 발견하게 되는 역설적인 하나님의 모습에 대해서 여러분과 나누기 원합니다.
욥은 자신이 당한 고난 가운데 하나님을 찾고 하나님께 이 고난의 이유를 묻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욥은 자신의 부르짖음에 도무지 응답하지 않으시는, 자신이 당한 이 고통에서 도와주지 않으시는 하나님을 고백합니다. “내가 폭행을 당한다고 부르짖으나 응답이 없고 도움을 간구하였으나 정의가 없구나”(욥19:7) 하나님은 욥의 삶에 시련이 찾아오기 전까지 그의 삶을 평안하고 형통하게 이끄셨던 인자하신 분이셨습니다. 그런데 정작 고난 속에서 부르짖는 그의 간구에는 응답하지 않으시며 도움을 구하는 기도를 외면하시는 듯합니다. 오히려 하나님이 그가 고난에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모든 출구를 막으시는 것처럼도 보입니다. 그래서 욥은 하나님이 자신을 원수처럼 대하신다고 까지 말합니다.
우리도 순간 순간 삶에 찾아오는 고난 속에서 욥이 느꼈던 영적 어두움을 경험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도움을 기대하지만 응답은 너무나 더디기만 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영혼의 어두운 터널을 어떻게 지나야 할까요?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은 수많은 하나님의 사람들도 답답하고 혼란스러운 시간들을 보냈다는 것입니다. 다윗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는 하나님이 어찌하여 자신으로부터 멀리 계시며 자기가 고난 당하고 있을 때 숨어 계시냐고 부르짖었습니다. 그러나 사실 이렇게 부르짖는 기도가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감정을 숨기지 않고 끊임없이 하나님과 나눌 때 마침내 우리의 탄식은 찬양으로 변할 것입니다. 길고 긴 터널을 나와 마침내 그 끝에서 구원의 하나님을 만날 것입니다. 결국 나를 도와주지 않는 것이 아니라 나를 오직 하나님만 의지토록 인도하여 주고 계신 것입니다. 그러니 하나님의 도우심을 느낄 수 없어 막막함이 찾아올 때, 욥처럼, 그리고 다윗처럼 하나님께 부르짖어 기도하는 여러분 모두가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 드립니다. 바로 그 순간이 하나님만 의지토록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가장 축복된 시간임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욥의 고백을 통해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역설적인 하나님의 모습은, 나를 홀로 내버려 두시는 하나님입니다. 하나님은 욥을 돕지 않으실 뿐 아니라 그의 가족과 친구도 그에게서 등을 돌리게 하셨습니다. 그래서 욥은 홀로 남아 외로움과 싸워야 했습니다. 욥은 형제들도 멀리 떠났고, 친척들도 자기를 버렸으며, 심지어 종들에게도 자신이 낯선 사람이 되었다고 한탄합니다.
과거 욥의 주변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든든한 가족과 그를 사랑하는 친척, 친구들이 그의 집을 자주 왕래하며 온정을 나누었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그를 둘러싼 모든 관계를 다 깨뜨리고 끊어 놓으신 것입니다. 더욱이 하나님도 욥을 멀리하고 욥을 만나주시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는 철저한 고립감에 빠졌습니다. 그러나 욥은 그와 같은 때에 외로움의 감정에 매몰되지 않고 홀로 내버려진 시간을 통해 오히려 탄식을 들으시는 하나님을 찾습니다. 홀로 내버려 두시는 하나님은 사실 탄식을 기도를 드리면서라도 당신을 찾기를 원하신 것입니다. 그러니 모두가 다 떠나 버린 외로움의 시간, 홀로 내버려진 시간은 오히려 하나님을 향하여 마음을 돌리고, 입술을 움직이는 시간이 될 수 있기에 오히려 축복이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도 우리 자신의 외로움마저 하나님을 향한 탄식의 기도로 바꾸는 신앙을 배울 수 있어야겠습니다. 홀로 내버려진 고립된 감정과 시간을 통해 탄식의 기도로, 소망의 믿음으로 변화되는 연단의 시간을 만들어 가시는 하나님의 축복의 손길을 기대할 수 있기 원합니다. 고난과 외로움을 경험하는 시간은 우리의 믿음이 연단되는 소중하고 복된 시간입니다. 우리가 어둠 속에서 외로워할 때 하나님은 가장 가까이 계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흔들리지 않는 믿음으로 그것이 비록 탄식과 원망의 기도라 할지라도 그 시간들을 통하여 주님의 위로를, 하나님의 은혜의 손길들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 분은 역설적인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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