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 작성자 : 웹섬김…
- 조회 : 666
- 21-10-17 08:50
집중
몇 년 전, 한국에서 뇌출혈로 쓰러진 60대 남성이 보호자인 80대 노모와 함께 병원으로 이송되었는데 병원 측이 접수비 15,000원을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진료를 거부해 그는 병원 세 곳을 전전하다가 결국 식물인간이 되고 만 사건이 있었습니다. 과연 병원에서는 정말 그 15,000원 때문에 그들을 거부한 것일까요? 당장 수술 들어가야 하는데 그분들의 남루한 행색을 보니 접수비가 문제가 아니고 큰 수술비를 감당할 수 없을 거라 판단한 것이 아니었을까요? 이 사건을 가지고 그 당시 많은 논쟁이 일어났습니다. 무엇보다 병원이 병원의 본질적 사명에 충실하지 못했던 이 사건을 접한 사람들은 모두가 다 분노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병원은 돈 낸 만큼 치료받는 것이 아니라 아픔만큼 치료받는 곳이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병원이 치료가 아닌 장사를 하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아예 대놓고 이윤 창출이 병원이 주된 목적이 되어 버렸습니다. 병원 스스로의 본질을 져버린 모습에 사람들은 분노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교회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교회가 세상에 빛과 소금으로서 인정받고 존재해야 하는데 세상 사람들 눈에 교회가 장사를 하는 모습처럼 비춰지고 있지는 않는지 자꾸만 스스로를 돌아보게 합니다. 본질을 지키지 못한 병원이 분노를 샀듯, 교회도 교회의 본질을 붙잡고 지켜내지 못하면 시대로부터, 또 하나님으로부터 분노를 사고 외면당하는 불행한 일이 벌어질 것입니다. 아니, 이미 벌어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제가 항상 늘 두려워하며 가슴에 새기는 말씀들이 있습니다. 사역이 분주하고 복잡해지고 여러 가지로 정신 없을 때마다 내 마음을 두렵게 하는 말씀이 바로 마태복음 7장 21절 이하의 이 말씀입니다.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다 천국에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 그날에 많은 사람이 나더러 이르되 주여 주여 우리가 주의 이름으로 선지자 노릇 하며 주의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 내며 주의 이름으로 많은 권능을 행하지 아니하였나이까 하리니 그때에 내가 그들에게 밝히 말하되 내가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하니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내게서 떠나가라 하리라”(마 7:21-23)
이것이 저와 우리 교회 모습이 될까 한편으로는 두렵습니다. “주여 주여” 외쳐가며 주님의 이름으로 참 많은 일을 하고, 사람들이 인정할 만한 성과도 많이 냈지만, 정작 그것이 하나님의 기쁨이 되지 못해 인정받지 못하고 “이 불법을 행한 자들아, 내게서 떠나가라”라는 하나님의 분노에 찬 외면을 당한다면 어찌 될 것인가 하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기도 합니다.
비단 교회만의 문제가 아니라 여러분 개인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분주하게 열심히 신앙생활, 종교활동 하는 것으로 만족하지 말고 정말 나는 교회의 머리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마음을 쏟고 있는가, 집중하는가, 그분을 붙들고 있는가, 십자가의 은혜에 감격하고 있는가, 오늘도 그 보혈의 은혜로, 내가 구원 받았음을 인정하며 모든 일을 행하고 있는가를 스스로 점검해야 합니다.
바울은 에베소 교회를 맡아 목회를 해야 하는 디모데에게 본질에 집중할 것을 가르칩니다. 그리고 그 본질에서 벗어난 일들에 대해서는 과감히 결단하고 행동할 것을 권면하고 명령합니다. 적당히 타협할 생각도 하지 말라 이야기 합니다. 교회의 본질은 무엇인가? 예배의 본질은 무엇인가? 신앙의 본질, 믿음의 본질은 무엇인가? 우리는 자꾸 이 질문 앞에서 우리 스스로를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본질에 집중하지 않으면 어느새 우리는 주변 다른 상황들에 시선을 온통 다 빼앗겨 다른 길을 걷게 되고 말 것입니다. 병원은 병원 본연의 임무에 집중해야 하고, 교회는 교회답게 교회의 책임과 사명을 다해야 합니다. 이 당연한 것이 이뤄지지 않을 때 그 공동체는 존재의 이유를 잃고 사회로부터 외면당하고 권위와 힘을 잃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오늘 무엇에 집중하고 살고 계신지요? 신앙의 본질, 믿음의 본질은 잘 지키며 살고 계신지요? 우리 교회는 어떠한가요? 교회의 본질을 잘 이루어 가고 있는지요? 본질이 아닌 문제를 가지고 논쟁거리를 삼지 마시고 무엇보다 본질에 집중하는 여러분 모두가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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