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여기 있는 이유
- 작성자 : 웹섬김…
- 조회 : 798
- 21-10-10 08:51
내가 여기 있는 이유
2000년도에 피츠버그에서 아시는 목사님과 함께 약 한 2년간 산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때 피츠버그에서 북쪽으로 대략 2시간 정도 떨어진 이어리(Erie) 지역의 한인 교회를 섬긴 적이 있습니다. 목회자가 없어 몇 년간 방치된 교회였습니다. 한번 다른 목사님 대신 땜빵(?)으로 설교 부탁을 하러 갔다가 그곳에 계신 몇 분 안 되는 성도님들이 너무 안쓰러워 ‘나라도 어렵지만 한번 섬겨 보자’하는 마음으로 같이 계신 목사님을 설득하여 약 한 2년이 조금 안 되는 시간을 장거리 운전을 해 가며 그 교회와 성도님들을 섬긴 적이 있습니다. 그때 한번은 저 같은 젊은 사역자가 이런 시골에 와서 사역을 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왜 여기 계십니까?’하고 물으신 성도님이 계셨습니다. 그 물음에 저는 그 당시 주보에 ‘제가 여기에 있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목회 칼럼을 쓴 적이 있습니다.
디모데전서는 바울이 로마 감옥에 1차로 수감되었다가 풀려 난 뒤 디모데를 에베소 교회에 남겨 두면서 쓴 일종의 목회서신서입니다. 말이 디모데의 목회를 위해 도움을 주고자 쓴 서신서이지 사실은 디모데가 에베소 교회에 남아 있어야 하는 이유들을 줄줄이 나열한 서신과도 같습니다. 어쩌면 디모데는 자신의 스승이자 영적인 아버지인 바울 곁에서 그의 가르침을 계속 들으며 그와 함께 싶었을지 모릅니다. 한참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대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득실득실댄다는 에베소 교회로 가야만 하는 그의 발걸음은 그리 편치만은 않았을 것입니다. 사실 디모데전서 4장에서도 언급되고 있듯이 에베소 교회 성도들은 디모데의 연소함을 업신여겼습니다. 그런 개인 신상에 대한 공격이 오고 가는 곳에, 그런 불편한 자리에 머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래서 어쩌면 디모데는 차라리 바울 곁을 지키며 그와 함께 하기를 원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디모데는 에베소에서 목회자로서 한참 교회 내에 퍼지고 있던 다른 교훈을 바로잡고 진리를 전해야 했습니다. 그것이 그의 사명이었습니다.
1차로 로마 감옥에 갇혔다 풀려난 바울은 사실 얼마든지 본인이 직접 이 에베소 교회로 가서 여러 당면한 문제들을 처리할 했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그리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디모데에게 이 문제를 맡기고 본인 순회 전도의 길을 떠납니다. 디모데전서 1장에 보면, 바울은 마게도냐로 가야 하는 여정을 이야기 합니다. 그 당시 바울의 사명은 세워진 교회들과 흩어진 성도들을 다시금 세우는 일이었습니다. 로마 감옥에서 풀려난 뒤 바울은 자신의 생명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음을 깨닫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복음을 위해 생명을 드려야 함을 그는 깨달았음입니다. 그래서 그는 조금은 조급한 마음에 주위의 신실한 사역자들을 각 교회로 보내어 어려움에 처한, 그리고 흔들리는 교회들을 복음의 진리 위에 굳게 세우고자 합니다. 그리고 본인 스스로도 이제 개척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작고 연약한 교회들을 돌아보고자 급히 전도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마게도냐는 발칸 반도의 북쪽 지방으로 성경에 나오는 빌립보, 데살로니가, 베뢰아 등의 도시가 위치한 곳입니다. 한결같이 다 고난과 핍박이 심하고 어렵고 힘든 상황에 처한 성도들, 교회들이 있던 곳입니다. 만약 바울이 감옥에서 고생을 했으니 좀 쉬면서 대접을 받고자 했다면, 비록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에베소 교회나 고린도 교회 같은 상대적으로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재정적으로도 풍성하고 자신을 귀하게 여겨 어떻게든 섬기려 하는 교회들을 골라 방문하려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바울의 사명은 이방인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이 세운 터 위에 교회를 세우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교회를 개척하고는 지도자를 세워 그곳을 맡기고는 또 다시 전도여행을 떠나는 일을 반복해서 하였던 것입니다.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가 바로 복음 증거의 사명의 자리라는 것을 그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와 같은 사명을 붙잡고 디모데가 에베소 교회에 머물기를 바울은 원하였던 것입니다.
저는 과거의 이어리 지역의 교회에 머물며 제가 그곳에 있는 이유를 ’하나님의 마음 때문에’라고 성도님들께 글로써 말씀 드렸습니다. 동일한 질문을 한번 여러분에게도 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무엇을 위해 여기에 계십니까? 내가 여기 있는 이유, 여러분은 이곳 새생명 교회에서 무엇을 하고 계십니까? 가정에서 혹은 직장에서 무엇을 해야 합니까? 하나님이 여러분을 그곳에 혹은 여기에 두신 이유가 무엇입니까? 대접을 받기 위해 지금 여기에 하나님이 여러분을 두신 것일까요? 대접 받으라 직분을 주시고 여기에 세워 두신 것일까요? 나름 수고하고 고생한 것에 대해서 인정받고 쉼을 누리라 여기에 세워 두신 것일까요?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제가 새생명 교회 담임 목사가 된 것은 이곳에서 성도님들에게 대접받으며 지내라 여기 세워진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지요? 크고 작든 각자에게 맞는 주 안에서의 사명을 감당하라 이곳, 여기에 하나님이 세워 주신 줄 믿습니다. 그러니 믿음 안에 있는 하나님의 경륜을 이루기 위해서 하나님이 나에게 맡기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내가 주님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 일을 감당하시기 바랍니다. 성도로서 내가 여기 있는 이유, 그 사명을 위해 살 때 우리는 비로소 정말 내가 살아있음을 경험하며 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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