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지 않는 가방
- 작성자 : 웹섬김…
- 조회 : 713
- 21-07-26 12:09
찾아가지 않는 가방
영국에 있는 WEC(Worldwide Evangelization for Christ) 선교본부를 방문한 어느 목사님이 들려주신 이야기입니다. 그곳 지하 창고에 유명한 물건이 있다는 이야기를 미리 듣고 안내하는 분에게 그 창고를 구경 시켜 달라고 하셨답니다. 커다란 기대와 함께 마침내 그 창고에 가보니 수많은 가방이 보관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그 가방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곳에 있는 그 수많은 가방들은 WEC에서 파송돼 세계 각지로 흩어진 선교사님들의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들은 가방을 그곳에 맡겨 놓고는 다시는 찾으러 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그 가방을 찾을 새도 없이 선교 현장에서 바로 하늘 나라로 가셨기 때문입니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가슴이 먹먹해 지고 내 자신의 삶이 부끄러워졌습니다. 그 분들은 하나같이 이 세상의 가방에 연연하지 않고 사셨습니다. 그 가방은 그들에게 있어서 우선순위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이름을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하나님의 이름을 알리는 것, 예배가 없는 곳에 참된 예배를 가르치고 드리게 하려는 사역에 그들의 가방은 오히려 거추장스러웠던 것입니다. 그래서 굳이 찾으려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가요? 여전히 이 세상의 가방을 붙잡느라 전전긍긍하고 있지는 않는지요? 혹 그 가방 잃어버릴까봐, 아니 잃어버린 가방은 어떻게 해서든 찾으려 발 동동 구르며 살아가고 있지는 않는지요? 그래서 하나님을 예배하고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전하는 일과는 전혀 무관한 삶을 살고 있지는 않는지요?
다윗은 시편 15편에서 ‘누가 여호와의 장막과 성산에 거하기에 합당한가?’하고 묻습니다. 우리는 교회 다니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묻지 않습니다. 교회 나와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히 여기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그런데 다윗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마음과 삶으로 믿음과 헌신을 증명한 사람만이 주의 장막과 성산에 들어가기에, 거하기에 합당한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조건에 자기 자신도 예외가 아님을 이야기합니다. 다윗은 하나님을 지식적으로 아는 것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을 알고 믿는 자로서의 삶의 모습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그 믿음의 삶은 공의와 정직과 진실함으로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사회 생활 속에서 드러나야 한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너무도 쉽게 하나님 앞에 나와 예배 드리고 믿음 생활을 하려 합니다. 신앙 생활을 너무 쉽게 생각합니다. 초대교회 성도들에게 있어서 믿음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삶의 모든 부분을 포기할 수 있었어야 했고요, 심지어 자신의 생명까지도 내 놓아야만 했습니다. 예수를 아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았고,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그대로 따라 살려 애썼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삶의 모습을 보고, 그들이 전한 복음을 듣고 구원받는 이들이 나날이 늘어만 갔던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이다’라는 소리도 듣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가방은 참으로 소중합니다. 그러나 때로 그 가방이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데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그 가방 지키려, 그 가방 채우려 사람들을 속이기도 하고, 사람들에게 진실하지도 못할 때도 있습니다. 그렇게 노력해서 지켜낸 가방이라 사실 놓기가 어렵습니다. 잃어버리기라도 한다면 세상 다 잃어버린 것과 같은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정작 중요한 하나님의 은혜와 하나님의 뜻과 하나님의 나라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WEC에 가방을 두고 떠난 선교사님들은 지금 하늘나라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그들은 어떤 마음일까요? 후회하고 있을까요? 아니면 오히려 기뻐하고 있을까요?
내 손에 들려 있는 이 가방 때문에 정작 순종하고 나아가야 할 믿음의 자리에 서 있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나님을 예배하고, 하나님을 찬양하고, 하나님을 증거하는 일에 앞장서지 못하고 하나님 앞에 부끄러운 모습으로 오늘을 살고 있지는 않은 지 우리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기 원합니다. 이 세상 가방에 연연하여 살지 말고 당당히 천국을 소망하며 살아가는 여러분 모두가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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