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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해를 건너다


홍해를 건너다

 

여러분 가운데 "루비콘 강을 건너다 (The crossing of the River of the Rubicon)"는 말을 들어보신 분들이 계실 것입니다. BC53년 로마 원로원은 갈리아 지역에서 갈수록 세력이 커지는 줄리어스 시저를 제거하고자 그를 군사령관에서 해임, 그의 군대를 해산하고 루비콘 강을 건너 로마로 돌아 올 것을 명령했습니다. 그런데 로마법은 어떤 장수도 무장한 군대를 거느리고 이 강을 건널 수가 없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오직 이 강을 건너기 위해서는 장수는 자신이 거느린 병사들의 무장을 완전히 해제하고 빈 몸으로 건너게 해야 했습니다. 군사령관이나 장군이 무장한 채로 자신의 군대를 이끌고 이 강을 건너는 것은 원로원에 대한 선전포고였고 로마의 법을 어기는 범죄행위로 간주되었습니다. 그런데 로마의 원로원이 이 법을 이용하여 줄리어스 시저를 무장 해제시키고 루비콘 강을 건너는 즉시 그를 죽이려고 한다는 계략을 알아차리고 시저는 루비콘 강을 건널 때 병사들의 무장을 해제하지 않았습니다. 강을 절반쯤 건넜을 때 병사들이 동요하자 그는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라고 외쳤습니다. 이미 법을 어기고 강의 절반을 건넜기 때문에 이젠 어쩔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자 병사들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루비콘 강을 건너가 로마로 진격하여 3년에 걸친 내란 끝에 폼페이우스 일당을 몰아내고 시저가 로마 제국의 통치자가 되었습니다. 바로 이 사건을 통해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지점을 지나는 것을 의미하거나 어떤 일에 용단을 내릴 때 사용하는 “루비콘 강을 건너다”라는 서양 속담이 유래하게 되었습니다.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출애굽을 했을 당시 가나안 땅으로 가는 길은 크게 두 가지였다고 합니다. 그 하나는 가장 빠른 길로서 북쪽의 지중해 해안을 끼고 나 있는 소위 블레셋 사람의 길과 또 하나는 고센 땅에서 수르 광야를 통과하여 가나안 남부로 중앙으로 가는 길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익숙한 이 두 개의 길로 이스라엘 백성을 인도하시지 않고 한번도 가보지 않은, 그것도 홍해를 건너서 황량한 광야가 펼쳐져 있는 시나이 반도를 삥삥 돌아서 가는 길을 택하셨습니다. 특별히 가장 빠른 길로 가면 애굽에서 가나안까지 대략 320km 정도가 되기에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가 걸리고, 아무리 천천히 간다 하여도 한 달 안에는 도착할 수 있는 길을 놔두고 굳이 먼 곳으로 돌아가도록 인도하신 것입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해서 어느 선교사님이 직접 이 길들을 다 다녀 보셨다고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빠른 길에는 곳곳에 당시 애굽 군대들의 군사 유적지 흔적들이 남아 있었다고 합니다. 한 마디로 만약 그곳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이 행진하여 갔다면 얼마 못 가 애굽의 군대들과 가는 곳곳마다 부딪쳐야만 했고, 아직 싸울만한 여력이 없었던 이스라엘 백성들로서는 얼마 못 가 애굽의 포로로 다시 끌려 왔을 것입니다. 쉬운 길이었지만 역시 쉽게 돌이킬 수 있는 길이었던 셈입니다. 반면에 한번도 가 보지 않은, 더더군다나 홍해를 건너야만 하는 하나님이 인도하신 길은 말 그대로 황량한 광야요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추워 견디기 어려운 길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서는, 하나님의 도우심과 인도하심이 없으면 결코 걸어가기 어려운 땅이 바로 홍해를 건너 시나이 반도를 통과한 땅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통과하기 어려운 땅이었기에 분명 그들은 언제든 돌아가고자 했을 것입니다. 만약 홍해를 건너지 않았다면 말입니다. 그래서 홍해는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일종의 돌이킬 수 없는 ‘루비콘 강’과도 같은 의미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전권적인 능력을 홍해 물이 갈라져 마른 땅을 통과해 건넜을 뿐만 아니라 그 강에 애굽의 정예부대들이 무참히 수장되고야 만 현장을 그들 눈으로 똑똑히 보았으니, 애굽 땅으로 다시 돌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들어도 쉽게 돌이킬 수 없는 발걸음이 되고야 만 것입니다. 하나님은 그렇게 이스라엘 백성들의 발걸음이 애굽으로 돌이키지 않고 가나안 땅으로 계속해서 전진해 갈 수 있도록 홍해라는 바다를 사용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바다를 건넌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제 새로운 신분인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가야만 했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삶을 배워가야만 했습니다.

 

우리도 분명 예수님을 믿음으로 말미암아 신앙의 홍해를 건너게 되었습니다. 그 말은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과 같은 의미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돌아가서는 안 됩니다. 옛날의 모습으로 돌이켜 살려 해서는 안 됩니다. 바뀌어야 합니다. 신분이 바뀌었기에 바뀐 신분답게 살아야 하고요, 삶의 모습에도 변화된 모습이 나타나야 합니다. 그렇게 홍해를 건넌 자답게 하나님의 백성으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매일 매일 살아가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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