밧줄을 잡아주는 자
- 작성자 : 웹섬김…
- 조회 : 955
- 23-12-24 08:48
밧줄을 잡아주는 자
1792년 ‘위대한 일을 기대하고 위대한 일을 시도하라’라고 외쳤던 침례교단의 윌리엄 케리 선교사는 타문화권 전도에 대한 소명은 사도들에게만 적용된다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믿었던 시대에, 전도(선교)는 우리 모두의 사명이라 외치며 현대선교의 물꼬를 튼 개척자였습니다. 캐리는 마태복음 28:18~20의 지상대사명은 모든 세대의 그리스도인들에게 구속력 있는 명령이라고 주장하며, 당시 세계 기독교의 현황을 조사했으며, 침례교인들과 다른 사람들에게 복음이 전혀 전해지지 않았거나 거의 전해지지 않은 외국에 선교사들을 파송하는 단체를 구성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같은 해 캐리는 이사야 54:2-3의 말씀, "네 장막터를 넓히며 네 처소의 휘장을 아끼지 말고 널리 펴되 너의 줄을 길게 하며 너의 말뚝을 견고히 할지어다 이는 네가 좌우로 퍼지며 네 자손은 열방을 얻으며 황폐한 성읍들을 사람 살 곳이 되게 할 것임이라"을 통해 세계 선교의 당위성을 전파하는 설교를 하였습니다. 이후 캐리와 Northamptonshire침례교 지방회의 친구들은 복음주의 세계에서 최초로 침례교 선교회(Baptist Missionary Society)를 설립하였고, 캐리 자신도 이듬해 인도로 파송되어 1834년 사망할 때까지 선교사로 섬겼습니다. 그의 모범은 수백 명의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어 선교사가 되게 하였으며, 몸소 보인 해외 선교사로의 삶을 통해 그는 현대 선교 운동의 아버지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윌리엄 캐리에 대해 들어본 사람은 많지만 그의 좋은 친구였던 앤드류 풀러에 대해 들어본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풀러 역시 캐리와 마찬가지로 타문화권 사람들에 대한 전도와 선교에 무관심한 신앙적 배경 아래서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캐리와 마찬가지로 풀러는 모든 그리스도인은 복음을 전하라는 명령을 받았으며, 일부는 타문화권에 복음을 전하도록 부름 받았다고 믿게 되었습니다. 인도로 떠나기 전, 캐리는 풀러에게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당신이 밧줄을 잡아준다면, 나는 구덩이로 내려가겠습니다." 캐리의 부탁처럼 풀러는 침례교 선교회 창립부터 1814년 사망할 때까지 선교회 총재로 섬기면서 캐리가 부탁한 그 밧줄을 잡아 주었습니다. 그는 영국 제도 전역을 여행하며 선교기금을 모금하였으며 선교와 관련한 말씀을 전하였고, 인도와 다른 초창기 선교지들에서 섬기는 선교사들은 풀러가 본국에서 자신들을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현장에서의 사역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주님의 지상대사명을 감당하는 모든 이들에게는 오늘날에도 그들을 위해 밧줄을 잡아줄 후방의 동역자들이 필요합니다.
최근 저희 교회는 앤아버에 믿음의 공동체를 세우는 일을 돕고 있습니다. 우리가 저들의 밧줄을 잡아주었기에 지금 앤아버 공동체는 건강하게 세워져 가고 있습니다. 그곳 앤아버 공동체에는 KM 2세대들, 즉 유학생들이 KM 1세대들에 의해 돌봄과 양육을 받고 있습니다. 장차 KM 2세대들은 한국으로 혹은 이곳 미국 땅이나 세계 곳곳에 흩어져 땅끝에서의 신앙의 삶을 살아가게 될 땅끝 선교사들입니다. 저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바른 신앙 안에서 건강하게 세워질 수 있다면, 앞으로의 우리 2세들의 앞날은 소망이 가득한 세대들이 될 줄 믿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저들에게 줄 수 있는 것은, 꼭 물려주고 남겨주어야 할 것은 다름 아닌 우리가 지금껏 지켜온 바른 신앙, 바른 믿음 그것 하나면 충분합니다. 저들이 땅 끝에 서서 끝까지 신실한 믿음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지금 우리는 저들의 밧줄을 굳게 잡아주는 일이 필요한 것입니다.
또한 저희 교회가 이제부터 새로이 준비할 또 하나의 사명이 있습니다. 그것은 EM 2세대들이 모여 믿음과 신앙을 함께 키워 나갈 공동체를 세워주는 일입니다. 여기서 태어나 자란 우리의 2세들, 영적으로 방황하고 육체적으로 힘들어 하는 그들을 위해 밧줄을 잡아줄 누군가가 필요합니다. 지금껏 우리는 우리 1세대 어른들의 신앙에 집중해 왔다면, 이제는 우리의 자녀 세대인 2세들이 한인의 뿌리를 자랑스럽게 여기며 나아가 부모 세대가 이룬 신앙의 열심, 하나님 중심의 믿음 생활을 잘 배우고 이어갈 수 있도록 저들의 밧줄을 잡아주는 일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자녀 세대는 더 이상 우리의 자녀가 아니라 이곳 미국 땅에서 살아계신 하나님을 생생히 증언하고 살아가야 할 삶 속의 땅끝 선교사들이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 복음 전파를 위해 누군가는 복음의 최전방에 서서 그 사명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복음의 최전방은 꼭 해외 선교지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자녀 세대들이 살아가야 할 곳, 그곳이 이제는 또 다른 복음의 최전방입니다. 그들이 그 땅 끝에 서 있을 수 있도록 누군가는 그들을 위해 밧줄을 잡아주는 일을 해야만 합니다. "당신이 밧줄을 잡아준다면, 나는 구덩이로 내려가겠습니다." 윌리엄 캐리의 이 외침에 신실히 응답했던 앤드류 풀러처럼 우리도 하나님의 영광과 하나님의 나라의 확장을 위해 우리의 2세들을 위해 기쁨으로 밧줄 잡아 주는 교회요 성도님들이 될 수 있기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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