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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부르는 찬송


밤에 부르는 찬송


삶의 어려움을 경험할 때 우리는 앞이 깜깜함을 느끼곤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헤매게 되는 순간이 삶 속에서 깊은 좌절을 경험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인생의 밤 같은 시간이 불현듯 우리에게 찾아올 때, 믿음의 성도라 불리는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야 할까요?


시편 134편에서 주목할 단어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밤에’라는 말입니다. “보라 밤에 여호와의 성전에 서 있는 여호와의 모든 종들아 여호와를 송축하라”(시편 134:1) 당시 성전에서 하나님을 찬양하는 직책을 맡은 레위인들은 낮이나 밤이나 찬양을 드렸습니다. 시편 기자는 레위인들이 밤에 하나님을 찬양하는 모습에 큰 영감을 얻었던 것 같습니다. 캄캄하고 깊은 밤, 아무도 보지 않고 아무도 듣는 이 없는 시간에 성전에서 울려 퍼지는 찬양이 진짜 찬양이라고 깨달은 것입니다.


이것은 인생의 밤을 지나는 성도들에게 주시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누구에게나 죄에 넘어지고, 배신을 당하고, 실패하고, 수치를 겪고, 가난하고, 연약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임재도 믿어지지 않는 영적인 밤이 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는 낮과 밤의 구분이 없습니다. 좋을 때나 나쁠 때나 하나님께는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언제나 하나님께서 다스리시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인생의 밤을 만났을 때 찬양하기가 더 좋습니다. 천국이 더 뚜렷하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낮에는 하늘의 별이 안 보이지만, 캄캄한 밤이 되면 별이 잘 보입니다. 인생도 그렇습니다. 모든 일이 잘되고 살기 좋고 편안할 때는 천국이 생각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큰 어려움이 오고, 위기가 닥치고, 죽음이 눈앞에 왔을 때 멀리 있던 천국이 갑자기 매우 가깝게 여겨지고, 비로소 하나님의 말씀이 귀에 들어오고, 주님을 더 분명하게 바라보게 됩니다.


사도행전 16장에 보면 제2차 전도여행 때 바울과 실라가 부활의 주님을 전하다가 매를 맞고 감옥에 갇힙니다. 그렇게 밤이 되었을 때 바울과 실라는 오히려 감사하며 찬송을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지진이 일어나고 옥문이 열리고 빌립보 간수장이 달려와 회심하고 빌립보교회가 세워지는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이것이 밤에 부르는 찬송의 능력입니다. 모든 일이 잘되고 대접받고, 편안한 잠자리에 들어 잠을 청하며 하나님께 찬송하자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 찬송도 하나님이 기쁘게 받으실 것입니다. 그런데 그날은 깜깜한 밤, 지하감옥에 갇혀 많은 매를 맞고, 발에 차꼬가 채워진 고통스러운 상황입니다. 사실 그러한 상황에서는 신음 소리조차 내기도 힘들었을 것입니다. 아니 원망과 불평, 그리고 염려와 걱정에 불안함으로 신경이 잔뜩 곤두서 있게 되지 않았을까요? 그런 상황에서 찬송이라니요? 찬송을 부르는 그들의 마음은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또 그 상황에서 바울과 실라가 부르는 찬송을 들으시는 하나님은 어떤 마음이었겠습니까? 그들의 찬송은 간절한 마음의 찬송이었을 것이고, 오직 또렷이 하나님만 바라보며 드리던 찬송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누구보다 감격스러운 마음으로 그들의 찬양을 들으셨을 하나님이셨음이 분명합니다. 세상의 그 수많은 소리들 중에 바울과 실라의 찬양을 집중하여 들으셨기에 하나님은 그 밤에 즉각적으로 응답하여 주신 것이라 믿습니다. 그러니 우리의 처지가 어떤지 주목하지 말고 그 형편에서 찬송을 부를 때 하나님께서 어떻게 받으실까에 주목해야 합니다. 그때 우리 인생에도 지진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고난과 역경의 깊은 밤에 부르는 노래는 천사도 부를 수 없는 찬송입니다. 천사에게는 고난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죽을 때까지만 고난이 있는 것입니다. 이 세상 사는 동안에만 기막힌 고난과 어려움과 슬픔을 겪습니다. 죽고 나면 그런 고난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이 세상에 살 때만 밤에 부르는 찬송을 부를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지금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메시지입니다. 어려운 때입니까? 지금 밤을 지나고 있습니까? 밤에 우리가 할 일이 무엇입니까? 탄식하고 원망하고 염려하고 두려워하지 말고 하나님을 찬양하기 바랍니다. 밤이기에 더욱 또렷이 하나님을 바라볼 수 있지 않으신지요? 그러니 낮보다 더욱 뜨거운 찬양, 더욱 간절한 찬양을 하나님께 드리시기 바랍니다. 그 밤에 부르는 우리의 찬양을 주목하여 들으시고, 그 밤을 뒤흔들 하나님 능력의 손길이 함께하여 주실 것입니다. 인생의 밤이어도 하나님 찬양을 놓치지 말고 살아가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복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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