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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를 잊지 않는 사람들


은혜를 잊지 않는 사람들


사무엘상의 마지막은 사울의 죽음으로 끝을 맺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울의 죽음 이후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이 이곳에 기록되어 있습니다(삼상 31장). 그 주인공은 바로 길르앗 야베스 거민들입니다. 사실 길르앗 야베스 거민들은 사울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과거 사울이 왕으로 선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길르앗 야베스 거민들이 암몬 족속의 침략을 받아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을 때 이 소식을 들은 사울은 의분을 참지 못하고 이스라엘 백성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사울은 그들에게 달려가 성을 포위하고 있는 암몬군을 철저하게 무찔러 버렸습니다. 그리고 그때로부터 약 40년의 세월이 흘러갔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모든 것이 변하였어도 길르앗 야베스 거민은 사울로부터 40년 전에 받은 은혜를 잊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밤에 사울의 시체를 취하여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여러분! 이 일의 어려움을 짐작할 수 있겠습니까? 사울의 시체가 매달린 벧산은 이미 블레셋의 세력권 안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거기 매달린 사울의 시체를 가져오는 것은 죽음을 각오하지 않고는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보다 더 어려운 일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앞으로의 세력 판도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사울과 그의 세 아들들이 다 죽었으니 이제 이스라엘의 왕이 될 만한 사람은 다윗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윗은 죽은 사울로부터 엄청난 핍박을 받아왔던 사람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볼 때 다윗이 자기를 핍박했던 사울의 시체를 가져다가 장사 지내 주는 사람들에게 좋은 감정을 가질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을 모를 리 없었으면서도 길르앗 야베스 거민은 그 어려운 일을 해냈습니다.


여러분, 무엇 때문에 길르앗 야베스 거민들이 이렇듯 힘든 모험을 했을까요? 그것은 한번 받은 은혜를 잊지 않는 아름다운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사울 때문에 온 거민이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는 생각, 은혜를 아는 그 선한 마음이 이처럼 아름다운 일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길르앗 야베스 거민의 행동은 어떤 결과를 가져왔을까요? “너희가 너희 주 사울에게 이처럼 은혜를 베풀어 그를 장사하였으니 여호와께 복을 받을지어다.  너희가 이 일을 하였으니 이제 여호와께서 은혜와 진리로 너희에게 베푸시기를 원하고 나도 이 선한 일을 너희에게 갚으리니 이제 너희는 손을 강하게 하고 담대히 할지어다”(삼하2:5-7) 이것이 길르앗 야베스 거민들의 선행에 대한 다윗의 평가였습니다. 이렇게 해서 자신을 돌보지 않은 그들의 보은 행위는 그 보답을 받게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갈 때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로부터 도움과 은혜를 받으며 살아갑니까? 우리가 기억하지 못할 뿐 우리가 갚아야 할 은혜는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러한 은혜를 너무나 가볍게 생각하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요? 다윗은 자신이 불우할 때에 베풀어 준 요나단의 은혜를 잊지 않고 평생 기억했으며, 요나단의 아들 므비보셋을 마치 자신의 아들과 같이 대접함으로써 요나단의 은혜를 평생토록 갚았습니다. 이렇게 받은 은혜를 감사하며 보답하기 위해 애쓰는 것이 항상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살아가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마땅히 해야 할 바입니다.


특별히 오늘은 부활절입니다. 우리의 죄악을 담당하시고 친히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이 장사한 지 사흘 만에 부활하신 영광스러운 날입니다.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심은 당신의 죄를 위함이 아니라 우리의 죄를 담당하시기 위함이셨습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다시 살아나신 것은 우리로 생명을 얻게 하시고 장차 영광스러운 몸으로 하나님 앞에 서게 하기 위함입니다. 이 은혜를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은혜를 잊지 않는 길은 또 다른 은혜를 끼치며 살아가는 길 밖에는 없습니다. 마치 길르앗 야베스의 거민들의 패역한 왕 사울의 죽음을 애도하며 그의 마지막을 위해 스스로 헌신하고 수고하였듯 말입니다. 그리고 다윗이 자신에게 은혜 베푼 요나단을 기억하여 그의 자손들에게 선함으로 대하였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우리도 은혜를 잊지 않기 위해 더욱 더 선한 일에 힘을 써야 하는 것입니다. 그 선한 일은 복음을 증거하는 일이요,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는 일입니다. 영광스러운 이 부활의 아침에 우리 모두 하나님 은혜를 잊지 않는 사람들이 다 되시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복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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