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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권하시는 그리스도의 사랑


강권하시는 그리스도의 사랑


한국의 어느 교회 교구를 담당하시던 부목사님이 여자 직장인 순장들 모임(구역 혹은 소그룹 모임)에서 ‘약할 때 강함 되시네 나의 보내가 되신 주 주 나의 모든 것. 주 안에 있는 보물을 나는 포기 할 수 없네 주 나의 모든 것’이라고 함께 찬양을 부른 뒤 이런 질문을 던졌다고 합니다. “주 안에 있는 보물을 포기할 수 없다고 했는데, 여러분에게 포기할 수 없는 보물은 어떤 것들입니까?” 그 질문에 한 분이 이런 간증을 하셨다고 합니다.


그 분에게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직장으로 옮길 기회가 생겼는데, 고민하고 고뇌하다가 두 가지 이유 때문에 포기했다는 것입니다. 그 분이 이직을 포기한 첫 번째 이유는 지금 직장에서는 순장(구역장) 사역이 가능한데, 직장을 옮기면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지금 직장에서 순원(구역원)들을 잘 섬기고 돌볼 수 있는데 직장을 옮기면 그럴 수 없기 때문에 이직을 포기했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더 중요한 이유는, 같이 일하는 직장 동료 중에 남편이 식물인간으로 병상에 누워 있어서 힘들어하는 분이 있는데, 그 분을 두고 떠날 수 없어서 포기했다는 것입니다. 자기 좋자고 직장을 옮겨 버리면 그 사람은 어떻게 하느냐는 것입니다.


그 분이 담담하게 이런 간증을 하자 그 교구를 담당하시던 목사님이 큰 도전을 받으셨다고 합니다. 왜 그런고 하니, 자기는 그 동안 교회를 몇 번 옮길 때마다 깊이 생각하지 않고 더 좋은 교회로 옮겼는데, 연약한 지체들을 위해 직장을 옮길 수 없었다는 그 순장의 이야기를 듣고서는 자신이 너무 초라하고 부끄러워지더랍니다. 그래서 함께 그 자리에서 울며 기도했다고 합니다.


더 좋은 교회, 더 좋은 환경, 더 좋은 상황을 쫓아 우리는 끊임없이 달려갑니다. 그리고는 예수님을 쫓아 살아가는 주님의 제자라 쉽게 이야기 합니다. 말씀에 순종하며 산다고도 쉽게 이야기 합니다. 지금껏 살아온 인생이 다 하나님의 은혜였으며 그래서 하나님만 위해 산다고 고백도 합니다. 그런데 실상 돌이켜 보면, 내 것이라 여기던 것 하나도 포기하지 않은 채 굳게 붙잡고 살아온 것은 아닐런지요? 하나님의 말씀하심이라 교묘하게 포장하여 실상 내 자신을 위한 길을 찾아 부지런히 나아가고 있는 인생은 아니었는지요? 하나님의 뜻과 내 뜻이 부딪히는 순간에는 ‘이번만’이라 애써 마음 속 자기합리화를 외치며 무심한 듯 살아가고 있지는 않는지요? 도무지 주를 위해 포기할 줄 모르는 인생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엄청난 것을 포기하며 살아온 것인 양 착각하고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지요?


사도 바울은 자신을 불신하고 모함하고 비방하던 고린도 교회 성도들을 향해 이같이 고백합니다. “우리가 만일 미쳤어도 하나님을 위한 것이요 정신이 온전하여도 너희를 위한 것이니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강권하시는도다”(고후5:13-14) 그래서 그는 주님이 우리를 위해 죽으셨듯 우리도 그렇게 포기하고 헌신하며 살아감으로 주님 닮아, 주님 따라, 주님 위해 살아가노라고 고백을 합니다. 실로 바울은 그 그리스도의 강권하신 사랑으로 말미암아 자신의 모든 것을 다 포기하며 산 사람이었습니다. 잃은 것이 너무 많아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었지만 그는 늘 부요하다고, 충만하다고, 만족한다고 고백하며 살았습니다. 가진 것이 많아서가 아니라 다 잃어버려도 예수님만 계시면 충분하다는 그의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내 욕심과 생각에 이끌려 살아가는 새해가 아니라 이번만은 하나님의 강권하신 사랑에 이끌려 살아가는 한 해가 되시기를 축복 드립니다. 비록 그 발걸음이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는 순간이 될지라도, 주위 사람들이 ‘너 미쳤니?’라는 소리를 듣더라도 세상에 이끌려 살아가지 마시고 하나님 사랑에 이끌려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의 복된 삶이 다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 드립니다. 그리하여 무늬만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게 아니라 진짜 그리스도인으로 세상에 영향력을 끼치며 살아가는 놀라운 2023년 한 해가 다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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