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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를 경험한 자


은혜를 경험한 자


창세기 28장에 보면 야곱은 아버지 이삭의 집을 떠나 하란으로 가다 벧엘 들판에서 야영을 하게 됩니다. 그때 그는 그곳에서 돌베개를 하고 누워 하나님의 사자가 하늘과 땅을 오르내리는 꿈을 꿉니다. 이 꿈을 통하여 야곱은 하나님 앞에서 몇 가지 소중한 체험을 하게 됩니다. 빈들에서 야곱을 만나주신 하나님은 못난 도망자 야곱을 야단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격려하고 위로하며 꿈을 주셨습니다. 이 꿈에 담긴 의미는 첫째, 사닥다리마냥 하늘에 닿아있는 너의 꿈이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는 확신입니다. 둘째, 그 꿈을 다 이루기까지 하나님께서 야곱을 떠나지 않겠다는 약속입니다. 지금까지 야곱은 하나님이 조부 아브라함의 하나님, 아버지 이삭의 하나님인줄로만 알았는데 그 전능하신 하나님이 바로 나의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버지 곁을 떠난 이 인생길이 나 홀로 가는 길 인줄 알았는데 그분, 전능하신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시는 구나…’ 야곱은 이 사실에 울고 또 울었습니다. 셋째, 하나님은 내 조부 아브라함 그리고 내 아버지 이삭 곁에만 계신 줄로 알았는데, 가나안 땅만 다스리는 하나님인줄 알았는데, ‘바로 내가 누운 이 자리에 하나님이 함께 계시는구나. 두렵도다. 이곳이여, 여기가 하나님의 전이요 여기가 하늘의 문이로구나.’ 그래서 베고 자던 돌을 세워 성전 기둥 삼고 거기서 무릎 꿇어 예배합니다. 길바닥에 굴러다니는 돌이 기도의 돌이 되고 성전의 기둥이 됩니다. 


야곱이 벧엘에서 꿈꾼 얘기는 앞으로 펼쳐질 야곱 생애에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만난 하나님 체험은 두려움에 직면한 순간 그 두려움을 이겨내는 힘이 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받아둔 은혜, 여기서 쌓아놓은 은혜는 거센 바람을 견뎌낼 버팀목이 되기 때문입니다. 벧엘에서 하나님을 경험한 뒤 야곱의 발걸음은 이전과는 다르게 아주 힘차게 앞으로 나아갑니다. 그 모습을 창세기 29장 1절에서 이렇게 표현합니다. “야곱이 길을 떠나 동방 사람의 땅의 이르러” 벧엘에서 외삼촌 라반의 집까지 가는 거리는 직선거리로만도 약 한 400마일(640킬로미터 정도) 정도가 됩니다. 비행기를 타고 간다면 금방 갈 수 있는 거리지만 길 없는 땅을 혼자서 가야 했으니 얼마나 힘든 여행이었겠습니까? 하나님의 인도가 없이는 목적지에 도달할 수 없는 여행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길을 떠나는 야곱을 묘사하는 부분을 보니, 개역개정 성경은 “길을 떠나”라고 했는데 예전 성경에서는 “야곱이 발행하여”라고 기록합니다. 이 말의 의미는 ‘발을 힘차게 쳐들었다’는 뜻입니다. 첫발을 힘차게 내디뎠다는 말입니다. 벧엘에서 은혜를 받고 보니까 비록 힘든 여행길이지만 그는 힘차게 첫발을 내 디딜 수가 있었습니다. 두려움이 예상되는 길이지만 즐겁게 여행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먼 길도 가깝게 느껴졌습니다. 험한 길도 즐겁기만 했습니다. 


우리네 인생길은 어떻습니까? 지금까지 살아온 길도 힘이 들었는데 세상은 더욱 강퍅해져만 갑니다. 앞으로 펼쳐갈 인생 여행을 생각해 보면 야곱의 400마일 여행만큼이나 고되게 그리고 두렵게 느껴집니다. 어떻게 우리가 내일을 향해 힘찬 걸음을 내디딜 수 있겠습니까? 결론은 자명합니다. 은혜 받아야 합니다. 전능하신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셔야 합니다. 비록 현실이 어렵게 느껴져도 하늘에 닿을 만한 꿈을 가져야 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하나님을 만나야 합니다.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고 계시구나. 나는 하나님을 사랑한다!’ 이 사랑의 확신이 흔들리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야 인생 바람을 극복해 낼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은혜 받고 나면 현실이 좀 어렵고 구차할지라도 마음에 평안이 있고 기쁨이 있게 됩니다. 은혜를 안다는 것은 이와 같습니다. 은혜를 경험한 사람은 이와 같습니다. 변화되어 가는 모습, 성숙해져만 가는 모습, 무엇보다 하나님을 인정하고 하나님께 순종하려는 모습이 나타납니다. 물론 은혜를 받았다 하여 한 순간에 모든 삶이 다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천천히, 조금씩, 그렇지만 나로 향하던 그 방향성이 이제는 하나님께로 향하게 되는 것, 그 조그마한 방향의 전환이 결국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아가게 되는 원동력이 되는 것입니다.


야곱이 벧엘에서 경험한 그 은혜를 오늘 우리도 경험하며 살아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그 은혜로 지치고 힘든, 고된 우리의 삶을 힘차게 차고 일어나 걸어날 힘을 얻을 수 있기 원합니다. 여기까지 인도하신 이는 하나님이심을 날마다 고백하며 감격하고 감사하는 저와 여러분 모두가 다 되시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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