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없는 영적 능력
- 작성자 : 웹섬김…
- 조회 : 788
- 22-07-03 08:58
사랑이 없는 영적 능력
사도 바울은 고린도 교회의 성도들에게 사랑을 가르치면서 "내가 예언하는 능이 있어 모든 비밀과 모든 지식을 알고 또 산을 옮길 만한 모든 믿음이 있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가 아무 것도 아니요”(고전13:2)라고 이야기합니다. 여기서 예언하는 능력이란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에 대한 통찰력을 말합니다.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를 통찰할 수 있는 예언적 기질이야말로 이 시대를 올바로 판단하고 불의와 타협하지 아니하며 이 시대에 실현되어야 할 하나님의 의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는 능력입니다. 이런 예언자들의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바울은 산을 옮길 만한 믿음을 가진 사람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공의를 선포하는 예언자들과는 달리 하나님의 능력으로 기적을 보여주는 믿음의 소유자들의 모습인 것입니다. 기독교가 전파되는 곳에는 항상 이런 기적의 역사들이 언제나 동반되었습니다. 사도 바울도 가끔 기적을 행하였습니다. 하나님의 능력을 통해서 분명히 기적은 일어나고 그 기적은 복음을 전파하고 교회를 세우는데 큰 역할을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사실상 기독교의 모든 역사는 기적의 연속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그런데 왜 바울은 예언이나 믿음을 통한 기적 같은 능력을 행함에 있어서 사랑이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니라 한 것일까요?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에 대한 통찰력을 예언하는 능력이라 한다면 하나님의 마음, 무엇보다 하나님의 사랑의 마음을 제대로 알지 못한 상황에서 미래에 관해 마음껏 떠벌리는 예언이 과연 참된 예언이라 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구약 성경의 예언자들에게서 가차없는 하나님의 심판과 예리한 하나님의 말씀의 선포를 듣지만 동시에 심판 받을 민족에 대한 연민과 애정을 또한 그들에게서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호세아나 예레미야와 같은 예언자들에게서 진정한 예언자적인 삶이 무엇인지를 배울 수 있는 것입니다. 결국 예언자가 되는 첫째 조건도 사랑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바울은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언은 사랑을 바탕으로 한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일인데 그 예언자에게 사랑이 없으면 하나님의 말씀을 바로 전할 수가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믿음의 능력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께서 병자들을 고치실 때 그들을 긍휼히 여기시며 고쳐 주셨습니다. 오병이어로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에서도 예수님은 그 무리들을 불쌍히 여기신 그의 사랑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사랑을 동반하지 않는 기적은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기보다는 인간의 욕망을 드러내며 자신의 영광을 나타내게 됩니다. 사랑이 없는 기적은 인간의 교만을 키워 줄 뿐입니다. 따라서 예언이나 기적이 중요하지만 그 역시 사랑을 바탕으로 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것입니다. 결국 하나님의 사랑을 선포하며 그 사랑을 배우고 실천하는데 보다 우선적인 목표를 두어야 한다는 사실을 사도 바울은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고린도 교회 안에는 많은 성령의 은사들이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그런 영적 능력이 풍성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영광이 나타나지 못하고 오히려 그 영광이 가리우는 일들이 눈덩이처럼 점점 더 커져만 갔습니다. 분쟁으로 시작하여 입에 담기도 어려운 음행, 상대방을 비방하는 것을 넘어 세상 법정에 고소하고ㅓ 고발하는 일들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분명 그들 안에는 많은 영적 능력이 있었고 그것을 자랑하며 신앙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심지어는 자신의 은사가 더 귀하고 더 크다고 자랑하기까지 하면서 말입니다. 그런데 실상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참으로 실망스러운 모습 그 자체였습니다. 바울은 그 이유를 ‘사랑의 부재(不在, absence)’라고 보았던 것입니다. 하나님의 마음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예수님의 가르침인 서로 사랑하라는 명령을 참 좋은 성구 말씀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겉으로 들어나는 영적인 일에만 자랑하기에 혈안이 되어 있었지, 그 영적 능력이 왜 주어진 것인지, 무엇을 위해 쓰여야 하는지 도무지 관심을 가지려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바울이 바울 될 수 있었던 것은 그에게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에 대한 통찰력이 있어서도 아니고, 그에게 산을 옮길 만한 믿음의 능력이 있었기 때문도 아닙니다. 바울이 바울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그에게 무엇보다 하나님의 마음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품고 닮아가려는 모습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것이 없었다면 바울의 고백처럼 그는 아무 것도 아닌 존재로 살아갈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랑이 없으면, 내 신앙의 연수도, 지금까지 열심으로 감당해 오던 섬김도, 자랑할 만한 그 어떤 영적 능력도 아무 의미가 없게 됩니다. 왜냐하면 그러한 것들은 결국 나 자신만 자랑하고 말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영적 능력은 하나님이 주신 것으로 하나님의 뜻을 위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쓰라 주신 것입니다. 그러니 하나님의 뜻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바울처럼 오직 사랑을 품고 사랑으로 행하시기 바랍니다. 사랑이 없는 영적 능력은 아무 짝에도 쓸모 없을 뿐입니다.
댓글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