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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아져야만 하는 인생


작아져야만 하는 인생


사람이 영향력이 별로 없을 때 물러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전성기인데,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끊임없이 자신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데 자신의 자리를 내어 주기란 쉽지 않습니다. 침례 요한 앞에 예수란 청년이 나타난 뒤로 사람들은 침례 요한이 아닌 예수를 향해 몰려 들기 시작을 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침례 요한의 인기가 싹 사려져 버린 것은 아니었습니다. 여전히 그의 앞으로 사람들은 정결함을 받기 위해 계속해서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예수께로 나아가는 이들이 훨씬 더 많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요한의 제자들이 자신의 스승에게 따지듯 묻게 됩니다. ‘당신이 소개하던 그 예수라는 청년에게 사람들이 다 몰려가고 있다고, 그러니 억울하지 않냐고, 아니 실상 침례를 베푸는 일은 당신이 원조 아니냐고, 그런데 저 예수라는 청년이 이제는 당신의 전매특허인 침례를 빼앗아 사람들에게 베풀고 있노라고..’ 그렇게 억울한 마음에, 원통한 마음에, 사람들에게 잊혀져 가는 자신의 스승인 요한이 측은하고 안타까워 요한의 제자들은 아주 심하리만큼 분노하며 그의 스승에게 따져 묻게 됩니다. 


그때 요한은 아주 태연하리만큼 차분하게 제자들에게 이렇게 대답을 합니다. “내가 말한 바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요 그의 앞에 보내심을 받은 자라고 한 것을 증언할 자는 너희니라”(요3:28) 원문의 의미를 살려 해석을 하면, ‘너희는 이미 내게 들어서 다 알고 있지 않느냐? 너희가 들은 대로 되었는데 왜 서운하게 여기느냐?’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침례 요한은 힘주어 강조하여 이야기합니다. ‘나는 절대로 그리스도가 아니다. 너희들이 기대하는 것은 오히려 예수님께 어울린다. 나는 단지 그리스도를 소개하라고 하나님에게서 보내심을 받은 사람일 뿐이다.’ 참 대단한 고백이 아닐 수 없습니다. 침례 요한은 한 치도 하나님이 자신에게 주신 것 이상으로 주장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가진 것 이상으로 보이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자신이 앉아야 할 자리 외에는 탐내지 않습니다. 처음에도 말씀 드렸지만, 그의 인기가 점점 사라져 가는 상황에서 그가 한 말이 아닙니다. 여전히 그의 인기는 높았습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침례를 받기 위해 나아오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제자들로부터 들은 말로 인해 그 당시 침례 요한의 심정이 어떠했을까요? 저 같으면 많이 속상하고 많이 서운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입지가 좁아지고, 자신의 역할을 잃어버렸다며 서운해 하지 않습니다. 자신은 조연이고 늘 2인자라며 비참해 하지도 않았습니다. 조연일 때 비참한 사람은 주연도 잘 해 낼 수가 없습니다. 연극보다 자신을 더 들어내고 싶어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교회와 그리스도의 영광보다 자신의 영광을 구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침례 요한은 자기 자신의 소명을 분명히 알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소명의 자리를 분명히 알고 있었습니다. 요한은 자신이 하나님께로부터 부르심을 받은 것은 예수를 증거하라는, 예수의 증인이 되라는 사명 때문이었음을 알았기에 그는 자신의 자리, 자신의 위치를 결코 벗어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비록 자신의 인생 끝에 순교가 놓여 있었어도 그는 후회하거나 물러서지 않고 끝까지 자신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다음과 같은 믿음의 고백을 드릴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 하니라”(요3:30) 원문 그대로 번역을 하면, ‘커져야 하는 것은 그 분이고, 작아져야만 하는 것은 바로 나 입니다’라는 고백입니다. 여기서 가장 충격적인 단어는 ‘~해야만 한다’라는 표현입니다. 하면 좋고, 안 해도 그만인 선택사항이 아니라, 예수님은 반드시 커지셔야 하고 자신은 반드시 작아져야 한다고 그는 고백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니 사실 이것은 고백이라기 보다는 요한이 자신의 사명을 굳게 붙잡고 하나님께 드리는 결단과도 같은 것입니다. 그는 내가 흥하고, 성공하고, 출세해 예수님의 영광을 드러내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예수님의 영광을 가리는 사람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에, 자신이 아주 유능하고, 무엇이든지 마음만 먹으면 잘해 낼 수 있다고 다른 사람에게 확신을 주게 되면, 그와 동시에 주님은 적어도 자신의 인생에서 실업자가 되시고, 무능한 분이 되어 버리심을 잘 알고 있었기에 그는 철저히 자신을 쳐서 하나님 뜻 앞에 복종시키며 이렇게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 하니라”


그렇습니다. 우리가 아는 것처럼 침례 요한은 철저히 예수님만 바라보며, 예수님 중심의 삶을 살았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서 있어야 하는 자리, 자신이 감당해야 할 사역, 그리고 자신의 사명을 정확이 지키며 살았습니다. 올 한 해 이 고백이, 그리고 이 모습이 저와 여러분의 모습이기 원합니다. 자꾸만 커져야 하는 분은 주님이십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작아져야 하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어야 합니다. 이런 신앙의 자세, 모습으로 한 해 아름답고 하나님이 기뻐 받으실 믿음을 고백하시며 살아가시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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