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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온도


사랑의 온도


세상에서 가장 쉬운 것은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 것이고, 가장 어려운 것은 그 사랑 때문에 50년을 함께 사는 것이라고 합니다. 언젠가 코넬 대학교 연구팀이 남녀 간의 뜨거운 애정이 얼마나 지속되는지에 대해 연구한 적이 있습니다. 그들의 연구에 의하면, 사랑에 빠진 커플은 대략 1년 반이 지나면서 대뇌에 항체가 생겨 사랑의 화학 물질 생성이 더뎌지고 시간이 지날수록 정도가 심해진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사랑의 유통기한은 18~30개월이라는 것입니다. 누구나 처음 사랑은 불타오릅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스러져 갑니다. 그런데 그리스도를 신랑으로 모신 교회도 이와 같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타락한 도시에 위치한 에베소 교회는 바울의 선교로 세워진 교회였습니다. 일찍이 요한의 침례만 알고 있던 이곳에 바울이 주 예수의 이름으로 침례를 주고 안수하니 그들에게 성령이 임했습니다. 또 바울이 두란노 서원에서 2년동안 가르치고 복음을 전하자 성령의 역사가 일어났습니다(행 19:9~10, 20). 그렇게 에베소 교회는 바울이 세우고 목회했습니다. 이어 성경에 능통한 아볼로가 가르쳤고,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부부, 디모데, 사도 요한이 차례로 목회한 교회입니다. 교회의 역사 면에서만 볼 때, 아주 쟁쟁한 사역자들이 두루 거쳐간 교회라 할 수 있습니다. 에베소 교회는 역사적으로만 훌륭한 교회가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받은 복음을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전하고 지켜 행하며 살아가던 자들이었습니다. 그래서 능히 그리스도인, 즉 그리스도를 본받아 따르는 자들이라 세상 사람들로부터 인정 받기에 충분한 교회였습니다. 


그러나 모든 면에서 이처럼 모범적이었던 에베소 교회는 이단들과의 오랜 투쟁 속에서 어느새 그토록 뜨겁게 일하던 열정을 잃어버렸습니다. 과거 그들은 심신이 기진맥진할 정도로 수고해도 성령 안에서 새 힘을 내었던 교회입니다. 모두가 다 열심히 헌신했던 그런 교회였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사랑이 빠진 수고 속에서 점점 지쳐 그리스도의 사랑으로부터 떨어져 나가고 있음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여전히 열심은 내고 있었으나 정작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생명력 있는 모습은 점점 사그라져 가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에베소 교회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런 에베소 교회를 행해 우리 주님께서는 교회에게 많은 일거리를 주시며 열심을 다해 책임을 완수하라고 말씀하지 않으시고, 그저 처음 사랑을 회복하라 하십니다. 어디서부터 떨어져 나갔는지 생각하고 회개하며 다시 그 사랑을 찾으라 말씀하십니다. 그 어떤 헌신에도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임한 사랑이 없으면,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사랑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분명히 증거합니다. “내가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말을 할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소리 나는 구리와 울리는 꽹과리가 되고, 내가 예언하는 능력이 있어 모든 비밀과 모든 지식을 알고 또 산을 옮길 만한 모든 믿음이 있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가 아무 것도 아니요, 내가 내게 있는 모든 것으로 구제하고 또 내 몸을 불사르게 내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게 아무 유익이 없느니라.”(고전13:1-3) 그렇습니다. 형식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그 중심에 사랑이 빠졌다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아무 유익도 없습니다. 그리고 아무런 역사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러니 속히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사랑을 회복해야 합니다. 


지금 나의 주를 향한 사랑의 온도는 어떠한지 확인해 보셔야 합니다. 우리 교회 공동체의 사랑의 온도는 어떠한지도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세상을 사랑하는 온도는 펄펄 끓어오르는데 정작 세상을 이길 주를 향한 사랑은 점점 식어만 가고 있지는 않은지 우리의 신앙 생활을 돌아보며, 세상에 끌려가는 인생, 세상에 정복 당한 인생이 아닌 세상을 이기고도 남는, 세상을 정복하고도 남을 믿음으로 승리하며 살아가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복 드립니다. 이것이 요한계시록을 통해 주시는 우리를 향한 사랑의 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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